‘하늘의 별따기’ 아파트 청약

힐스테이트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2030세대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부동산’일 것이다. 아파트 청약은 높은 경쟁률 탓에 당첨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68대 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청약 당첨의 기회가 낮아짐에 따라 2030세대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2030세대들이 아파트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주거용 오피스텔 전국 매매가 상승률은 2019년 대비 3배가 늘어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아파트 값 따라가는 오피스텔… 지난해 매매가 상승률, 3배 늘어

영끌 대출에 빚투까지… 2030 아파트 매입, 역대 최고 기록

대출과 세금, 청약 규제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진 아파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격이 치솟았다. 가격이 치솟았던 아파트 매물은 이제 씨도 말라버렸다. 절박해진 2030세대들이 아파트 대체 주거공간을 찾고 있다. 바로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은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2~3인 가구가 살기 적합해 2030세대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최선의 선택”
쏠림현상 커질 전망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2030세대에게 오피스텔 분양이 최선의 선택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관계자는 “계약금이 10%밖에 안 된다. 계약금만 있다면 분양권을 취득할 수 있다”며 “원금 상환 부담이 없어 이자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주택담보대출은 원금과 이자 모두 상환해야 하지만 오피스텔 담보대출은 이자만 납부하면 된다. 기준금리도 낮아 월세 내는 것보다 이자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무주택자는 오피스텔을 분양 받아도 아파트 청약 시에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 자격이 유지된다. 특별공급 또는 1순위도 가능한 데다 재당첨 제한도 없다. 또한 오피스텔에 2년을 실거주하면 양도세가 없다. 아파트 청약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본인의 재산이기 때문에 세금은 부과된다. 다만 1가구 1주택으로 보기 때문에 2년 보유, 2년 실거주 시에 양도세는 없다.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분양가 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의 쏠림현상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경기도 고양시 ‘힐스테이트 일산’(2019년 3월 입주) 전용면적 84㎡(25평)는 지난해 12월, 8억 원에 거래돼 분양가 3억5250만 원~3억6490만 원 대비 약 4억4000만 원 이상 올랐다. 또한 11월 대구 수성구 ‘범어라온프라이빗’(2016년 11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4억6000만 원에 거래돼 분양가 3억3390만 원 대비 약 1억2000만 원 이상 올랐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도봉역웰가’는 분양가가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전용면적 59~84㎡ 주거용 오피스텔 355실 모집에 3421건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률이 평균 9.64대 1을 기록하며 단시간에 완판을 기록했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높은 인기에 매매가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전용면적 60㎡(18평) 초과~85㎡(25평) 이하 오피스텔 3.3㎡당 매매가는 지난 1년간(2019년 11월~2020년 11월) 8.16% 올랐다. 전년 동기(2018년 11월~2019년 11월) 같은 면적 오피스텔 상승률의 2.94%의 3배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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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불안
패닉바잉 잠재우지 못해

오피스텔로 몰리는 2030세대도 있었지만 빚을 내 적극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2030세대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20대가 전국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3561건으로 전 달에 비해 25% 급증했다. 전체 매입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에서 20대 매수 비중이 높았다. 또한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입 중 30대 비중은 38.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 지역이 30대의 매수 비중이 높았다.

부채비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30대 이하 신규 차주의 부채액은 전체에서 55.3%를 차지해 2019년(52.4%)보다 늘었고, 다른 연령대 부채 증가율을 모두 능가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조사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30대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82만 원을 기록하면서 50대(9915만 원)를 처음으로 앞섰다. 30대 가구가 평균 부채를 1억 원을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특히 30대 금융부채 증가율은 2019년 대비 8.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이들 연령대 평균 담보대출액은 6422만 원으로 전체 부채의 63%를 차지했으며, 신용대출은 1378만 원(13%)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전셋값 불안이 2030세대의 ‘패닉바잉’을 잠재우지 못했다는 평가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전셋값이 올라가게 되면 불안해 한다”며 “여기다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무리하게 빚을 내고, 또 전세를 안고 갭투자를 하는거다”라고 말했다.

2030세대들의 부채에 한국은행은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아직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과 같은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하면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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