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과 교육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듯이 자녀들의 교육 문제는 수천 년 동안 모든 부모의 관심거리이며 걱정거리였다. 시대마다 교육내용, 방법들이 달라졌지만 자녀들을 바르고 훌륭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았다. 자녀를 교육하는 데 있어서 이미 많은 방법이 소개되어 있고 지금도 많은 교육학자들이 더 휼륭한 교육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교육은 인간의 행동을 바람직하고 가치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개인의 소질과 능력에 알맞은 교육내용과 기회를 제공하여 인간의 잠재적 가능성을 최대한 신장시킴으로써 개인으로서의 만족한 생활은 물론,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한다.

아이들은 인지적, 정신적, 심리 운동적 영역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소유하고 있다. 지적 능력이나 창의력, 인지 양식등 인지적 특성도 다르며 학습에 대한 동기, 흥미, 주의력, 불안, 학습에 대한 태도 등 정신적 특성도 다르다. 또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리적 리듬이나 신체적 행동, 환경에 대한 선호도 등의 심리 운동적 특성도 다양하다.

학생마다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법과 성취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교사들은 학생의 개인차에 지속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육 효과 면에서 집단적 획일 교육보다는 개개인의 특성과 개인차를 반영한 발달의 적합성에 대한 중요성이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이러한 개인차를 알아 볼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사상체질(四象體質)을 들 수 있다.

이에 학습자 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고려하여 잠재력과 창의력을 키워 주는 교육을 위해 인간의 개인차에 대한 탐구 노력이 요구되는데, 우리나라 고유의 성격 유형인 사상체질에 따르면 태양인(太陽人)·태음인(太陰人)·소양인(少陽人)·소음인(少陰人)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상의학(四象醫學)은 장부(臟腑) 기능의 대소(大小)에 따라 오장육부(五臟六腑)의 허(虛)와 실(實), 얼굴의 생김새, 체격과 성격 등의 차이가 있고, 각 체질에 따라 생리기능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에 차이가 있으며 이에 폐비간신(肺脾肝腎)을 보사하고 성정(性情)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성공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자신이 선호하는 학습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스타일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뿐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도록 지도함으로 학습 상황에서 배운 것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학습 목표를 설정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학습 방법을 사용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체질에 따른 학습유형을 연구한 논문을 참고로 그 결과를 살펴 보았다. 먼저 체질 특성에 따른 의사결정 유형 점수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다. 합리적 유형 점수는 소음인이 소양인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합리적 의사결정 유형은 문제의 핵심을 분명히 하고 수집한 자료들을 조직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며, 신중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성향이 있다. 

이에 소음인은 목표지향적인 성격으로 일처리의 계획과 조직화를 잘하고 실천 능력이 뛰어나며 행동하기에 앞서 심사숙고하기 때문에 합리적 유형 점수가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직관적 의사결정 유형은 자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기 보다는 즉흥적 감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순간이 빠른 특징이 있다. 이에 소양인은 일을 시작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고 보는 태도로 쉽게 일을 처리하며 행동이 빠르고 시원시원한 반면 태음인은 일을 시작하기 전 두려움이 있어 잘 추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성격이 느긋한 편이다.

의존적 유형 점수는 소음인이 태음인과 소양인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의존적 의사결정 유형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수동적이며 순종적이어서 의사결정 상황에 따라 제한을 받는다. 소음인은 일 처리에 있어 신중하고 생각과 사고에 있어 논리적이긴 하나, 소극적인 성격이 강하여 사회적 관계에서 타인을 의식하고 불편감을 많이 느끼는 특징이 있어 의존적 유형 점수도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체질 특성에 따른 학습유형 점수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독립적 학습 유형은 혼자 힘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며 다른 학습자의 의견에도 귀 기울일 줄 알고 자신의 학습능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으나 소양인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체질 상으로 소양인은 공부에 있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고 친구가 모르는 것이 있거나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게 있다면 주저 없이 지적하고 거침없이 말하는 학습특성을 가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반면 의존적 학습 유형은 지적호기심이 거의 없거나 교사가 요구하는 것만을 배우고자 하며 교사 중심의 수업을 선호한다. 본 연구결과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으나 소음인이 가장 높은 것은, 소음인이 의욕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며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질문하는 일이 드물 정도로 소극적인 학습 특성을 가진졌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협력적 학습 유형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재능, 그리고 창의성 등을 교환함으로써 배우기를 원하고 교사와 상호작용을 잘한다. 소양인이 태음인에 비해 높았는데, 소양인은 의욕이 강하여 앞장서서 추진하기를 좋아하고 혼자 조용한 곳에서 집중해서 공부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학습 특성을 가진지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적 학습 유형은 다른 학습자보다 더 잘하려 하고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다른 학습자들과 경쟁하며 강연회나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좋아한다. 태음인이 소음인과 소양인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태음인 특성상 시험에서 한두 문제를 틀리고도 시험을 망쳤다고 말하는 타입으로 생각이나 욕심이 많고 경쟁심이 강한 학습 특성 때문이다.

참여적 학습 유형은 수업과 관련된 활동에 가능한 한 많이 참여하고자 하며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 수업을 좋아한다. 소음인이 소극적 성격은 있으나 들뜨지 않고 성실하여 노트 정리도 잘하고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순응하여 공부하기 때문으로 가장 높다.  

반면 회피적 학습 유형은 교과학습의 수업내용에 별로 흥미가 없으며 교사나 동료와 함께 어울리기 싫어한다. 태음인의 단점 중 게으르며 몸을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편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특성이 학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미루어 태음인과 가장 가깝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의사결정 유형에 대해 MBTI와의 관계나 진로결정과의 관계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왔고, 교육학 분야에서는 학습 유형에 대해 학업 성취도와의 관계나 학습 동기와의 관계 등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사상체질에 따른 의사결정 유형이나 학습 유형에 관한 연구는 이제 시작하고 있다.  앞으로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연구가 활용되어 실제 교육현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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