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센] 저자 아마모토 나오코 역자 김대환
■ 수고와 비용의 허세 줄여 인간관계를 간소화 하는 삶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현대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적의 상태를 껄끄러워한다.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며 분주하게 움직여야 직성에 풀린다. 겉보기에도 비생산적인 잠잠함은 나태함의 또 다른 명패로 여기며 달고 있는 시간만큼 뒤처질 듯 불안해 한다. 

분주하게 집중하며 일하는 시간 만큼이나 소모적인 활동을 줄이고 자신을 고요하게 지켜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는 신간이 출간됐다. 저자 아마모토나오코의 ‘닉센’에서는 홀로 즐기는 행복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코로나 공생시대에 적잖게 홀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일과 휴식에 있어서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준다.

한때 북유럽의 라이프 스타일은 한 시기와 시대를 풍미하며 언론에서 너도나도 소개했던 시간이 있었다.  행복하게 즐기는 시간을 의미하는 덴마크의 ‘휘게’라든지 스웨덴의 ‘라곤’은 어떤 일이든 적당히 하면서 일과 휴식을 적당하게 유지해 나가는 상태를 유지하자고 말한다. 네덜란드에서 휴식과 쉼을 의미하는 ‘닉센’도 일과 쉼의 균형을 강조한 생활 실천 용어다.

네덜란드는 일과 생활의 균형 랭킹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유엔의 세계 행복지수 랭킹에서도 전 세계 5위를 차지하며 유니세프의 아동 행복 지수 랭킹에서도 지난 2013년 1위에 오른 행복한 나라에 속한다.

평소 네덜란드 사람들은 닉센이라는 용어는 모르지만 생활 속에 녹아든 닉센을 실천하고 있었다. 퇴근 후 일찌감치 집에 들어가서 빈둥빈둥한다든가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의자를 내놓고 일광욕을 즐기는 생활을 누구나 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닉센은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생산성으로부터 자유로운 고요하고 정적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 상태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닉센이 뉴욕타임즈에 소개되자마자 미국과 유럽의 언론 매체들을 앞다투어 닉센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흔히들 말하는 멍때리는 시간뿐만 아니라 가볍게 걷거나 목욕하거나 편안 친구와 대화하거나  하는 시간들 모두가 닉센에 해당한다, 점심식사 후 사무실 계단을 오르내린다든지 잔디밭에서 책 한 권을 들고 나가 읽는 행위 자체도 닉센에 해당하는  소박한  행위다.

이런 네덜란드인의 일상은 남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무료하고 한가로우며 무책임하게 보일 정도로 평화롭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여유가 있는 삶 그 자체이며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었던 작은 일상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의식적 ‘닉센’ 훈련 과정

닉센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혼자서도 실천 해 볼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괜한 노력이나 준비로 무장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온몸을 무장해제 시키고 분주한 우리의 일상을 놓아주면서 외려 그 삶을 응시하며 바라보는 자체를 즐기면 된다.

저자는 싱글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네덜란드에 살면서 일과 가사, 육아로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는 당사자였다. 그러나 닉센을 실천하면서 생활이 한결 조용하고 단순해져 중요한 일에 오히려 집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와코 경제 연구소에서 증권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바 있는 저자는 베이징의 중국 인민 대학 역사학부에서 유학 했다. 중국 말레이지아 싱가포르를 거쳐 파이낸셜 리서치에서 중국 주식 정보를 다루는 웹사이트, 서적의 편집장으로 일해 왔다.

한때 네덜란드에서 살면서 그 나라의 생활과 교육 이노베이션을 잡지나 인터넷에 소개하는 것 이외에 브라반트 주정부의 어드바이저로 일하면서 그들이 실천하는 닉센이라는 여가 시간을 간첩 체험하게 된다. 

일과 육아 사회생활에 지쳐 너무나 열심히 살고 있다면 의식적으로 오히려 닉센을 실천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아 가는 과정이 오히려 정신적인 안정과 육체적인 피로를 푸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닉센은 바빠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 반드시 중요한 인생의 지침이라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릴렉스 그 자체에서 면역력이 형성되고, 무의 상태가 오히려 크리에이티브한 발상이 나오는 출구 라고 짚어준다. 시간을 자유롭게 컨트롤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을 실천한다는 그 자체는 오히려 힘든 일이지만 머리를 텅 비우는 시간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닉센의 시간만큼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온전히 자신의 무결에 가까운 상태다. 오히려 자기 기준이 있으면 소모하는 시간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고정적인 일상의 생활에서 잠시 해방되어 루틴을 음미하며 사는 삶을 즐겨 보라고 권한다.

인생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진정한 고독과 맞닥뜨리면서 자기 기준에 높아진 인생의 만족도를 즐기는 과정 자체를 음미하면서 인생의 우선 순위를 따져 가 보라고  말한다.

느긋하게 사는 삶은 오히려 우리의 일상샐활 속에 녹아든 시간 자체이며 어려운 선택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잊힌 삶을 되찾는 과정을 따라가 보면 어렵지 않은 닉센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강조한다.

될 수 있으면 걸어보고 자전거로 이동하며 해가 좋을 때는 일광욕을 즐겨보는 삶 자체도 닉센이며, 정원을 소소하게 가꾸거나 꽃과 더불어 살면서 동물을 옆에 두고 아껴 보는 삶도 닉센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가벼운  커피 한 잔으로 평안을 찾을  줄 알고 화내며 지르지 않는 양육법으로 부모와 자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삶을 살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때론는 일보다 경기 관람이 우선인 삶도 즐겨 볼 줄 아는 즐거움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행 중에는 일부러라도 메일을 체크하지 않고 숙제가 없는 방학을 즐기고 해변에서 바람을 느끼며 집에 돌아 왔을때 집이 주는 소중함을 온전히 느껴보는 것도 닉센을 실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수고와 비용과 허세를 줄여 인간관계를 간소화하고 평등한 인간관계 속에서 어깨의 힘을 빼는 삶 자체도 닉센이 될 수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우리 주위에는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느끼는 ‘번아웃 증후군’이나 불안 장애 , 스트레스에서 오는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에서도 업무상의 스트레스에 의한 번아웃 중후군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닉센이 그 대처법으로 상담이나 코칭에 활용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닉센은 밤에 푹 자는 것이지만 낮에도 활동 후 잠시 닉센의 시간을 틈틈히 가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간을 갖기 위해 우선적으로 순번을 정한 일들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행복한 호흡과 심장박동수에 초점을 맞추고 마음의 중심부에서 안정되어 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만이 닉센으로 가는 길을 헤매지 않고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면서 순간을 음미하는 마인드풀에 들어가는 기분으로 무의식의 세계에 돌입하게 된다면 궁극적인 닉센의 세계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닉센은 틈틈히 일하고 닉센하며 다시 집중해서 일로 돌아가기 위한 궁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코비드 공생 시대에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음악을 듣거나 창밖을 멍하게 응시하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로 자율신경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때때로 닉센하며 면역력을 높여 질병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 코비드 시대에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저자는 “바쁨과 휴식의 균형이 잡혀 있는 것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자신을 여러 가지로부터 해방시키고 닉센하는 데 에만 집중하는 ‘자기 기준’이 요구되는 시간을 자발적으로 가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자기 기준이 있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소중히 여기며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시간과 노력을 분배해 나갈 수 있다”고 전한다.

특히 책에서 강조한 시간은 고독의 시간이다. 고독과 닉센은 상성을 가진 관계로 누군가와 스케줄을 맞추거나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지는 시간이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여백의 시간을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서 쓰는 시간이 바로 고독의 시간이라고 간주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예술작품이나 문학작품을 즐기며 자신의 마음과 공명을 이루면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간은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거나 바람을 쐬면서 산책하는 순간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성이 혼재하는 시대에 인종이나 문화적 배경에 머물지 않고 성별이나 가족형태, 근무 방식과 휴식을 이루는 형태까지도 적용 받을 수 있다. 선택적 삶의 휴식은 결과적으로는 타인의 자기 기준을 인정하고 도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닉센이 자기답게 인생을 되짚어보는 첫걸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윤홍균의 ‘자존감 수,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 받을 용기’, 포터 스타일의 ‘5년후 나’에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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