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24일 코로나 19 백신 공동 개발팀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3상 실험을 자원자에게 실시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브라질, 영국 등을 포함해 3만 명을 대상으로 마지막 실험을 하던 중 9월 초 부작용이 나타나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했다. 2020. 9. 16. [뉴시스]
코로나19 백신.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현재 개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서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에는 방어력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단면역 형성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남아공에서는 현재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90%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만큼 변이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있는데, 한국에 확산될 경우 백신을 맞아도 감염 전파가 가능해 유행 억제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차단을 위해 검역 조치를 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 백신 추가 구매를 고려할 때는 변이 대응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코로나19 백신 정종 관련 특집설명회에서 남재환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영국발 변이는 현재 개발된 대부분의 백신으로 충분한 방어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서는 백신에 의해서 유도된 중화항체 방어 능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했을 때 형성되는 여러 항체 중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일컫는다. 이 항체의 방어 능력이 낮아진다는 것은 감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인 셈. 즉, 현재까지 영국발 변이는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지만 남아공발 변이는 백신을 통해서도 예방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지난 8일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확진자는 총 54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보유자다. 그러나 전 세계 31개국에서 남아공발 변이주가 발견되고 있어, 해외유입 확진자 수에 따라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미 영국발 변이는 경남‧전남 외국인 집단감염을 통해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남아공발 변이가 해외에서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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