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조선 빅3 ‘히든카드’ 친환경 선박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PG 운반선. [한국조성해양]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PG 운반선. [한국조성해양]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지난해 한국 조선업이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적 발주 감소에도 불구하고 LNG추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글로벌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이런 선방에도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각 사의 목표치 달성률은 평균 70% 내외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이후 연말이 다가오면서 발주가 이어져 가까스로 1위 체면은 세웠으나, 코로나19 감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빅3의 올해 출발은 희망적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에 이어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친환경 선박을 앞세운 국내 조선사들에게 히든카드로 작용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암모니아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 개발 박차
한국조선해양, 세계 최초 상업용 액화수소 운반선 인증 획득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한국조선해양은 연초에 세웠던 190억 달러의 목표 수주액을 130억 달러로 변경해 100억 달러, 약 76%의 수주 달성률을 보였다. 다만 최초 목표에 비춰보면 훨씬 못 미치는 결과다. 대우조선해양은 72억 달러를 목표 수주액으로 정했으나 53.7억 달러를 기록해 75%에 머물렀고, 삼성중공업은 84억 달러의 목표 가운데 누적 수주액 55억 달러로 65% 달성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글로벌 선사들의 분위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부터 발주가 이어지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달성한 누적 수주액 55억 달러 대비 42% 늘린 78억 달러(약 8조7000억 원)를 올해 목표 수주액으로 정했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은 지난 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2척, 2300억 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했다. 

국내 조선사 빅3, 올해 1~2월 수주 ‘순풍’

앞서 지난달 LNG운반선 1척과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한바 있어 이를 포함해 총 5척, 6억 달러(약 6680억 원)를 수주했다. 이미 올해 목표치의 8%를 채운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물동량 회복과 운임 인상 등으로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139억 달러(약 15조4700억 원)로 설정했다. 목표는 코로나19 이후 전년과 유사하지만 이미 실적에서 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4척, 총 14.2억 달러(약 12조5800억 원) 수주액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9.9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증가세를 보였다. 2월 첫째 주 추가 수주로 총 20척, 약 17억 달러(약1.9조 원)를 기록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달 초대형 LPG 운반선(VLGC) 2척 수주에 이어 이달 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 수주 계약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이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고 컨테이너선의 운임료가 상승하는 등 신조 발주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코로나19 변수로 암흑기를 걸었던 2016년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글로벌 발주 감소와 구조조정에 전 세계 조선사들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국제 해사 기구에서도 황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 강화 등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규제(IMO2050)를 내걸었고,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조선사에는 순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IMO 2050 대비 ‘OK’

대우조선해양은 LNG연료 추진선 외에도 지난해 6월부터 로이드선급(LR), 글로벌 엔진메이커인 만(MAN)에너지솔루션즈와 공동으로 암모니아 추진선박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에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저감해야 하는 IMO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어 선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대체 연료로 이송 및 보관이 용이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적용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친환경선박 기술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 선급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ABS사(社)로부터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 VLCC 적용’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받았다. 

한국조선해양도 LNG를 포함한 친환경 선박 개발과 관련 희소식을 전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10월 현대글로비스 등과 손잡고 세계 최초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 인증을 획득하며 수소운반선 시대를 열었다. 

해당 선박은 상업적으로 실제 운항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운반선으로,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현대글로비스 등과 실선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세계 수소위원회는 2017년 ‘수소 규모 확장’ 보고서를 내고 “전 세계 수소 시장은 2050년 2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해운업체의 협력으로 미래 수소경제시대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대용량 수소 운송 시장을 적극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인 클락슨리서치는 글로벌 선박 운임료 인상에 따른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점쳤다. 이에 수주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2380만 CG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발주량은 1924 CGT, 2019년 발주량은 2910만 CGT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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