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재경 정치평론가] 차기 서울시장은 박영선과 안철수, 부산시장은 박형준과 김영춘, 대통령은 이재명과 윤석열의 구도. 2021년 신축년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들의 210일 기준 지지율 추이를 분석하면 이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짐작일 뿐 실제 결과는 결코 예단할 수 없다. 정치라는 것 자체가 가변성이 강하고, 이슈에 따라 민심의 향방이 크게 갈라지는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당장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범여권은 물론이고 범야권의 단일화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누가 대표주자로 나서느냐에 따라 상대 후보와의 경쟁력이 달라지는 탓에 단일화가 정리된 이후에나 구체적인 당락을 조금이나마 예측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 이뤄지는 대통령 선거는 더더욱 지금의 여론조사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이른바 386 진영에서 새로운 대권 주자가 나올 수 있고, 현재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다 하더라도 내년 신거 직전까지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결국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그에 따른 공약을 어떻게 잘 꾸리느냐, 그리고 민심의 흐름을 어떻게 잘 파악하느냐가 차기 서울과 부산시장 그리고 대통령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있다. 2021.02.08. 뉴시스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있다. 2021.02.08. 뉴시스

- 서울시장 박영서너 대 안철수, 부산시장 박형준 대 김영춘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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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은 3.9대선 판세는 안갯속’, 최대 변수는 제3후보 부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보면, 범여권으로서는 우상호와 박영선 두 후보간 정리가 핵심이다. 비록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이 김진애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했지만, 지지율 측면에서 볼 때 선거전 중반을 넘어서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범야권 후보를 한 명으로 간주할 때 가상대결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여당에서 정할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나오는 가상대결의 첫 번째 시나리오는 바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구도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8일부터 8일간 서울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해당 가상대결에서 안철수 대표가 45.2%35.2%의 박영선 전 장관을 앞섰다. 오차범위를 넘어 안철수 대표의 우세로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범여권 우상호냐 박영선이냐 변수야권은 단일화’]해당 조사에서 적극적 투표 의향층을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선거일에 반드시 투표하겠다와 가능하면 투표하겠다로 나눠 응답자를 보면 안철수 대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이들의 48.2% 지지를 받았고, 가능하면 투표하겠다도 37.7%. 반면 같은 기준으로 박영선 전 장관은 각각 38.0%31.5%.

또 다른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TBS·YTN 공동 의뢰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같은 가상대결로 볼 때 박영선 전 장관은 38.9%를 얻어 안철수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안철수 대표는 해당 조사에서 36.3%를 기록했는데. 이는 오차범위 안이어서 사실 접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리얼미터 조사는 박영선 전 장관의 우세 결과가 다른 가상대결에서도 비슷하게 나와 주목된다. 박영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과의 맞대결에서즞 39.7%로 나 전 의원의 34.0%5.7%포인트 높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상대 후보로 대입하면 40.6%29.7%의 결과가 나왔다.

단일화 무산을 전제로 3자 대결 구도에서도 박 전 장관은 범야권 후보 모두에 우위다. 범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박 전 장관을 이기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사실 단일화의 필요성은 여권보다는 야권이 더 강할 수 밖에 없다""단일화 방식과 내용에 정치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여당에 서울시장 자리를 뺏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전직 의원은 "서울시장을 여권이 가져가고 부산시장은 야권이 가져가면, 내년 대선은 여야의 정치 지형 싸움이 아니라 인물 대결 구도로 펼쳐질 것"이라며 "그렇다면 이재명과 이낙연, 윤석열 등과 같이 현재 거론되는 이들이 앞으로의 정치 일정에서 국민적 검증을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 우위를 점하지 않겠나 본다"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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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 ‘정권심판보다 경제관심사 부상

부산시장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격돌로 요약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해 10일 발표한 부산 보궐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김영춘 후보가 24.9%1위를 기록했다. 이어 변성완(7.7%), 박인영(6.2%) 순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으로 시선을 돌리면 박형준 후보가 31.3%로 다른 후보들을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를 기록 중이다. 이언주(11.7%), 박성훈(7.1%) 등이다. 비슷한 시기 9일 문화일보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양자 대결을 가정할 때 박형준 후보는 38.1%였고, 김영춘 후보는 23.8%로 격차가 크게 났다. 국민의힘의 나머지 이언주 후보나 박성훈 후보가 나선다고 보면 모두 김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만으로만 보면 박형준의 1강 구도에 김영춘 후보가 뒤를 쫓는 판세다.

문제는 앞으로 한 달 보름여 남은 선거기간 중 서울과 부산시민이 원하는 곳을 어느 후보가 시원하게 긁어주느냐가 당락을 가를 것이라는 점이다. 여러 여론조사 내용을 종합하면 차기 서울시장은 사실상 1년 임기와 4년 재선의 임기를 합쳐 5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역 현안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희망하는 서울시민이 가장 많다.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은 주거난이 심각한 상황인데다 집값마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내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 입장에서 다음 시장은 부동산 투기를 잡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입지조건의 주택 마련을 가능케 하는 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민생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강남과 강북의 균형발전, 코로나19 관련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책,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대책도 주요 이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해저터널, 지역경제 활성화, 코로나19 피해대책 등이 화두다. 부산 선거판도 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이 중요한 테마다. 경선 룰을 놓고 자칫 후보들간 갈등이 고조된다면 여당에게 시장자리가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20년 부산의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여야는 제각각 민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을 풀가동 중이다. 여당은 가덕도특별법을 내세우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행정적 절차 면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놨고,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에 이어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본격화 중이다. 여기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코로나 피해 대책도 부산 표밭의 향배를 가를 주요 이슈다.

일단 박형준 후보는 12000억원대 창업펀드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김영춘 후보는 실질소득이 감소한 중위소득 150%(하위80%)에 중앙 정부가 석달간 매달 30만원 지원을 약속했다. 이언주 후보는 소상공인에 최대 월 100만원 긴급소득 보장제를 내걸었다.

대선 1, ‘여권 우위이지만 판세는 안갯속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여야 주요 정치인 24인을 대상으로 1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월 대비 5.2%포인트 상승한 23.4%를 기록했다. 2위와 지지도 격차는 5.0%로 차이로 오차범위(±1.9%포인트) 밖이다. 20210201, 뉴시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여야 주요 정치인 24인을 대상으로 1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월 대비 5.2%포인트 상승한 23.4%를 기록했다. 2위와 지지도 격차는 5.0%로 차이로 오차범위(±1.9%포인트) 밖이다. 20210201, 뉴시스

다만 대선은 지금 여론조사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각종 이슈를 선점하면서 지지율 1위 자리에 올랐다는 게 눈에 띄기는 한다.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주춤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윤석열 검찰총장에 밀리는 형국이다.

실제 SBS Biz·가 리얼미터에 전국 1000명 대상으로 의뢰한 여론조사(지난달 31~이달 2)에서 대선후보로 언급되는 후보 가운데 경제 운영을 잘할 것 같은 대선후보로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첫 손에 꼽혔다. 응답자의 26.1%가 이재명 지시를 지목한 것이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18.1%였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1%의 지지를 받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이재명 지사는 40대에서 44.3%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과 이낙연 대표도 연령대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여당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의 지지 지역이 곱씹어 볼 대목이 많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즉 권역별로 광주·전라에서 이재명 지사 지지율이 30.9%로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낙연 대표는 18.0%. 여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조차 이재명 지사를 향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낙연 대표로서는 호남 민심을 사로잡아야 할 과제가 앞으로의 대선 구도에서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윤석열 총장은 대구·경북에서 27.9%를 보였는데, 비록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지만 최근 검찰개혁 관련한 추미애 장관 등과의 갈등으로 인해 사실상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시각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많다. 또 다른 제3의 후보 등장이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이광재, 임종석, 이인영 등 386 진영에서 차기 대권 행보를 가져갈 이가 부각될 가능성을 점친다. 이들은 민주화 세대로서 나름대로 탄탄한 지지층을 갖고 있고, 여권 내에서도 비교적 영향력이 상당하다. 정치 물결을 잘만 타기만 하면 상당한 파급력으로 대선 무대에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노무현과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노사모''문빠' 지지층이 이들의 행보에 무게감을 실어주게 되면 길지 않은 시간에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를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상당하다.

3후보 출현, 내년 대선 최대변수 될 듯

아직 대선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이들은 당장에는 정중동 자세를 유지하면서 정치적 흐름에 몸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정도에 정치적 이슈를 몰아가는 광폭행보에 나서면서 판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관측이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과 리얼미터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다. 응답률은 엠브레인퍼블릭 19.3%, 리얼미터 7.2%. 또 데일리안 조사는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828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응답률은 8.3%(무선 8.8%·유선 2.8%)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한 조사는 부산시민 801명을 대상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46%포인트다.

SBS biz
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조사한 대선후보 내용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응답율은 3.9%이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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