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리 위원장은 앞서의 여성 차별 발언을 철회했지만 사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3일 오후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의 중 "여성 이사를 증원하면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리고 마무리가 어려워 짜증 난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2021.02.04. [뉴시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리 위원장은 앞서의 여성 차별 발언을 철회했지만 사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3일 오후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의 중 "여성 이사를 증원하면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리고 마무리가 어려워 짜증 난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2021.02.04. [뉴시스]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여성 멸시’ 발언 파문으로 사퇴 의사를 굳힌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자신의 후임자를 직접 지명해 일본 내 ‘밀실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회장은 전날 사퇴 의사를 조직위 간부들에게 전달했고 이날 조직위 이사·평의원 합동 긴급회의에서 사임을 공식 발표한다.

모리 회장은 전날 가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郞·84)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만나 조직위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이를 수락했다. 가와부치 전 회장은 모리 회장에게 조직위 고문으로 남아달라고 요청했고 모리 회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가 회장의 선임·해직 권한을 갖고 있고 이사회는 조직위 이사 중에 선임하게 돼 있다. 현재 조직위 평의회 의장인 가와부치가 회장으로 선임되려면 먼저 이사로 취임할 필요가 있지만 절차를 생략하고 모리 회장이 후임자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모리 회장 자신이 사임 의사와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 않은 단계에서 가와부치 전 회장에게 취임을 요청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는 “혼란을 초래한 모리 씨 본인에 의한 ‘밀실에서의 후계 지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운 회장의 선임은 세계의 눈을 의식해 적정한 절차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며 “조직위 정관에는 회장은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조직위 내부에서도 가와부치 전 회장에 대한 기대보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조직위 관계자는 “(모리 회장과) 마찬가지로 고령인 가와부치 씨로의 교대를 세상 사람들이 납득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12일 조직위 회의에서 한바탕 풍파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리 회장보다 한 살 연장인 가와부치 씨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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