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2021년 첫 기획전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2021년 신년을 맞이해 첫 기획전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을 지난 2월4일부터 오는 5월30일까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1930년에서 50년 사이의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문예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통상적으로 암흑의 시대로만 인지하고 있었던 이 시기에 ‘시대의 전위’를 꿈꾼 수많은 문인과 화가가 암흑의 시대를 대변했다. 대표적으로 시인 정지용, 이상, 김기림, 김광균을 비롯해 소설가 이태준, 박태원, 화가 구본웅, 김용준, 최재덕, 이중섭, 김환기 등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았다. 

이들은 다방과 술집에 모여 부조리한 현실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대를 공유하며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에 문학과 예술의 가치로 승화시킨 자유로운 영혼들이었다. 이들 사이의 특별한 연대감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추진력과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전시는 특별한 공간을 4군데로 구획해 전위와 융합, 지상의 미술관, 이인행각, 화가의 글과 그림이라는 주제로 다룬다.

‘전위와 융합’을 주제로 한 제1전시실에 해당하는 제1전시실에서는 1930년 경성을 배경으로 시인 이상이 운영하던 다방을 배경으로 예술가들의 네트워크의 온상지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 시도가 얼마나 다양했는지를 보여 준다. 그 시대를 풍미했던 아방가르드한 예술가들의 문학과 미술, 음악과 영화를 넘나들며 어두운 시대적 배경에 맞서 낯선 것을 갈구하는 양상을 살폈다,

‘지상의 미술관’인 제2전시실에서는 1920~40년 사이 ‘인쇄 미술’의 성과에 이례적으로 모든 공간을 할애했던 시대적 배경을 살핀다. 신문사와 잡지사의 편집실에 주목하면서 대중적 파급력의 주된 주춧돌  역할을 했던 신문 소설의 삽화가들을 재조명하고 시인과 화가가 만나  만들어 낸 아름다운 ‘화문’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더불어 문예가들의 지적, 미적 수준의 결정체인 근대기의 책들을 살펴볼 수 있다. 여기에서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사슴’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근대기를 수놓았던 아름다운 시들의 원본을 직접 감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인행각’인 제3전시실에서는 문학인과 미술인, 각 인물 간의 개별적인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정지용과 장발, 백석과 정현웅, 김기림과 이여성, 이태준과 김용준 등 문예계를 대표하는 문학가와 시대를 거슬러 다중적인 관계를 형성했던 예술가들이였던 김광균, 오장환, 최재덕, 이쾌대, 이중섭, 구상, 김환기, 조병화 등의 관계도를 입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있다.

‘화가의 글과 그림’인 제4전시실에서는 일반적으로 화가로 알려져 있던 인물의 문학적 재능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김용준, 장욱진, 한묵, 박고석, 천경자, 김환기 등 6인이 남긴 글과 그림을 감상하면서 이들의 세계관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암흑과 모순으로 가득찼던 한 시대였음에도 정신적으로 예술의 혼을 가득 담은 문학과 미술에 혼신을 바친 문학인과 미술인을 알아보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마련된 전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