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 방송을 통해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항쟁을 이끌었던 전옥주(전춘심)씨가 지난 2018년 5·18 38주년 기념식에 참석,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5·18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 영상 캡처)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 방송을 통해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항쟁을 이끌었던 전옥주(전춘심)씨가 지난 2018년 5·18 38주년 기념식에 참석,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5·18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 영상 캡처)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방송을 맡아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해 항쟁을 이끌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16일 급성질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17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전 씨는 전날 오후 경기 시흥시 자택 인근에서 급성 질환으로 별세했다.

1949년 전남 보성군 출신으로 서울에서 살던 전씨는 31살 되던 해인 1980년 5월 광주의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항쟁에 동참했다.

전 씨는 당시 5월18일부터 나흘간 광주 도심 곳곳을 돌며 길거리 방송을 통해 “광주 시민 여러분,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도청으로 나와 형제자매들을 살려 주십시오”라고 외치며 항쟁 참여를 독려했다. 그의 길거리 방송으로 대학생 중심의 시위가 범시민적인 항쟁으로 확산,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8년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영화 ‘화려한 휴가’ 속 장면과 함께 전 씨의 항쟁 당시 역할이 소개됐다. 전 씨는 추모 공연에 직접 출연해 당시의 가두방송 모습을 재현했다.

전 씨는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의 집단발포를 앞두고 시민대표 5명에 포함돼 장형태 당시 전남도지사와 만나 계엄군 철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다음 날인 5월22일 전 씨는 계엄군에게 붙잡혀 징역 15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면서 모진 고초를 겪었다. 당시 겪었던 고문으로 인해 전 씨는 평생 정신적으로 큰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듬해 4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전씨는 1989년 국회에서 열린 광주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며 항쟁 참상을 알리기도 했다.

전 씨의 빈소는 경기 시흥 시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이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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