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립편집위원
이경립편집위원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인으로서의 강점은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으며, 직선적이고 전투적이며 단순하다는 것이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으며 자신만을 믿고 일관되게 주장을 되풀이한다. 그것이 오늘의 이재명 경기지사를 있게 한 원천이고, 대부분의 전문가가 의문을 표시하고 있는 기본소득이 생명력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재명 경기지사는 남에 대한 배려나 조직이나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덕목에서는 상당히 멀어져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이 살림살이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기본소득으로 포장한 자신의 대권놀이에 여념이 없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스스로의 무능을 드러내면서 대권 레이스에서 멀어지기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의 대권 레이스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독주채비를 하고 있다. 같은 86세대이지만 이재명 경기지사와는 결이 다른 운동권 출신 86세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여 대권 레이스에서 스스로 멀어지면서 차차기로 방향을 틀었고, 일부는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였다. 국회의원을 해 본적 없고, 국정운영 경험도 전무하지만 그의 대권가도는 탄탄대로처럼 보인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아직 대선이 1년이나 남았다는 시간적 변수가 그렇고, 강호의 고수는 마지막에 나타난다는 무협소설의 원칙에 의거한 정치판이라는 것이 또 다른 변수다.

취임 1년을 지나 의무적인 재임기간을 끝내고 언제든지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입을 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관련 질문을 받고 “아무리 좋은 것도 때가 맞아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건가. 돈이 있어야 지원할 거 아닌가.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얘기할 때이지 기본소득을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그의 핵심정책인 기본소득을 함께 저격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제언에 대해 “실행 불가능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그런 점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부정적인 것은 정치인, 그리고 경제전문가로서의 확신에 찬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은 진짜 포퓰리즘일까? 어떤 경우라도 포퓰리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금까지 수없이 기본소득을 말해왔지만, 그 액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 정치인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10조에서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고, 제34조 1항에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제35조 1항 및 3항에서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쾌적한 주거생활을 누릴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재명 경기지사이고 보면 당연히 이러한 대한민국헌법의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소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활이 가능한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이라면 당연히 포퓰리즘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상황, 재정상황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소득의 지급이 아니라면 이 또한 포퓰리즘이다. 기본소득이라는 말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기본소득이 만병통치약이 아닌 만병의 근원일 가능성이 있는 이유이다. “왜 쓸데없는데다가 우리가 전력을 낭비하느냐!”는 말이 정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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