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성공적인 증시 데뷔… 지난해 치킨 업계 최초 연 매출 1조 돌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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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직상장에 나섰던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는 지난해 11월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으며 증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뤘다. 교촌의 주식시장 상장은 수명이 짧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특정 기업의 성과 이상의 큰 의미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상장 이후 교촌은 지난해 국내 치킨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가맹점 기준)을 돌파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교촌은 치킨시장 왕좌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형 매장 전환 106곳, 판매량 26% 증가… 가맹점 연매출 8억 원

K-푸드 열풍, 해외사업 확대… 싱가포르·중동·아프리카 등 9개국 진출 계획

교촌은 지난해 11월12일 주식시장에 입성한 첫날, 3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초가(2만3850원) 대비 상한가(30% 상승)로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1만2300원) 대비 2.5배(152%)에 달하는 수준으로, 교촌이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상장 밑그림 그려

교촌은 1991년 10평 남짓한 치킨 가게에서 시작해 2014년 치킨업계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교촌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 전 회장의 육촌 동생인 권순철 상무의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권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후 권 전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고, 이와 함께 상장에 대한 밑그림도 같이 그려나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교촌 본사 기준 연결기준 매출액은 44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4%가 늘어난 41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상반기의 153억 원 대비 68%나 증가한 25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교촌치킨 전체 가맹점 배달 매출은 2019년 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매출 타격을 입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과 반대로 교촌은 비대면 시대에 따른 배달 수요 확대로 수혜를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배달 수요 확대로 인해 수혜를 본 곳은 비단 교촌뿐만 아니다. 배달 수요 폭증이 배달 음식 업종들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대부분은 매출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각종 배달앱을 통해 할인행사와 모바일 앱을 통해 할인쿠폰 및 증정 이벤트 등을 열었다. 거기다 정부의 방역 수칙으로 인해 매장의 영업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외식업계 대부분은 오프라인 매장 운영보다 배달 비중이 더 높았다.

중·대형 매장 전환 전략
1269개 가맹점 중 폐점 1곳

그러나 교촌은 이와 반대 전략을 쓰며 눈길을 끌었다. 교촌은 배달 앱을 통한 할인 프로모션은 최소화했고 중대형 매장 전환을 택했다. 지난해 전체 매장 1269개 중 106곳이 소형 매장에서 50㎡ 이상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했다.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한 106곳의 치킨 판매량은 26% 늘었다. 매장 전환에 따른 주방 인프라 확대가 폭증한 배달 수요를 잡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교촌치킨 전체 가맹점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또한 지난해 교촌치킨의 전체 1269개의 가맹점 중 폐점률은 0.08%에 그쳤으며 교촌 가맹점당 연매출은 약 8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교촌은 중대형 매장 전환 전략을 통해 매장당 생산량 증가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홀 영업 정상화까지 이어지면 중대형 매장은 국내 치킨 사업의 구조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올해는 가맹점 주문 물량 증가에 대비, 본사 물류 센터도 증설한다. 교촌은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와 남부(김해) 물류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물류시스템 확충으로 국내 치킨 사업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HMR) 등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올해 실적 증가 요인도 긍정적이다. 교촌은 코로나19로 미뤄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교촌 해외사업 매출은 약 1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5% 증가했다. 6개국에서 매장 42개를 운영 중인 교촌은 상반기 내 싱가포르와 중동, 아프리카 등 9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교촌 측은 “전 세계적으로 K-푸드 열풍이 불면서 해외사업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아 제2도약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며 “인프라 확대를 통한 국내 치킨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성장으로 글로벌 종합식품외식 기업 비전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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