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 민주당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핵심은 기승전 대선이다. 이기는 쪽은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고, 지는 쪽은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레임덕이냐(패배), 영향력 강화(승리) 등이냐의 기로다. 나아가 민주당 이낙연 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둔 현재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메가톤급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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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 승리하면 문재인최대 수혜자...통합당, 승리시 정권재창출
- 야당 승리대통령과 거리두기, 대선주자들 과 각 세울 수도 
승리시, 야권 세력 재편 주도권, 국힘 승리시 김종인 최대 수혜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중요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부산보궐선거보다 정치적 무게가 훨씬 무겁다.” 정치권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정치권에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며 그 동안의 선거 결과를 봤을 때 서울시장 선거 승패가 대권으로 연결됐다는 점을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적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수적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일화를 하지 않을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야권단일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뒤처지는 여론조사도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 전체를 대상으로 2단계 방식의 단일화를 진행 중이다. 1단계는 국민의힘 경선과 제3지대 단일화를 진행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단일 후보가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2단계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4명의 예비후보가 본경선에서 경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4일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3지대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가 지난 181차 토론회를 진행하며 단일화 수순을 밟고 있다.

범여권도 진보층 등의 표분산을 막기 위해 여권 단일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우상호·박영선 예비후보가 나선 상태다. 특히 민주당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는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진애 의원과의 단일화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보수정당 간 경쟁이 치열할수록 단일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 김 후보가 자연스레 후보 사퇴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가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서울시장에서 승리 해야만 차기 대선 승리는 물론 당내 갈등 최소화 등 위험 변수를 제거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 승리 시 레임덕은 물론 친문-비문 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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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까. 먼저 야당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패배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어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패배는 시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선주자들은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커진다.

패배할 경우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에 대한 위기감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문과 비문으로 분화되어 각자도생 행보를 보이는 등 내부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비문이자 현 정부와 다소 거리감이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선 후보 입지를 확보하는 반면, 이낙연 대표는 선거패배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2위 대선후보 자리조차 위태로운 상황이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보궐선거 패배 시 이낙연 지고, 이재명 뜬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출마를 위해 오는 39일까지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당심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 보궐선거 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지율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여, 선거패배 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이 지사는 여당 내 야당 이미지를 구축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여당 내 야당 포지션을 구축, 끝내 보수와 중도층을 동시에 포섭한 전례가 있는 만큼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이 지사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선후보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요 대선 후보들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김 위원장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내부 입지가 강화되어 대선 때까지 일정부분 당내 역할 분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민의힘 일부의원들 사이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김종인 전대 추대론등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 ‘김종인 역할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 중진의원들이 전대 출마를 한 이상 김종인 추대론이 힘을 받을 지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적잖게 나온다.

다만 안철수 후보로 승리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가 승리로 끝날 경우 김 위원장은 반쪽 승리를 했다는 평가를 받게 돼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경우 국민의힘은 제1야당임에도 후보를 내지 못해, ‘국민의힘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불신이 확산되고 안철수 후보가 야권 세력 재편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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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승리 시, 정계개편 국민의힘 혁신 물거품

야권 최악의 시나리오는 여권의 승리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비대위 체제가 되기 때문. 당 혁신 작업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얘기다. 패잔병이 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선거패배 책임에 직격탄을 맞고, 사실상 정계 은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대선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상승해 또 다시 당 혁신재창당 등을 둘러싸고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급격히 빠지게 된다. 유력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선거 패배 책임 등 갈등과 분열 양상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며, 신당창당이 봇물을 이를 것이라는 게 주된 골자다. 2017, 당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져 있던 보수 진영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구심점으로 이른바 제3지대 빅 텐트형성을 시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차기대선 주자에 꾸준히 상위권에 포함됐던 윤석열 검찰총장, 여야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동연 전 부총리 등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신당이 창당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당을 만들어 기존 야권 세력 흡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고, 당에 복당하지 않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3지대 신당창당을 선언할 수도 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차기 대선 후보 선출시까지 당내 견고한 영향력을 유지하며 임기 말까지 국정운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친문 중심의 당 운영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친문 적자대선 후보 창출 분위기가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비문인 이 지사와 친문 간의 충돌이 가능성이 커지는 대신 범친문 대선 후보들은 친문 적자가 되기 위해 친문구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대표도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지지율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만큼 보궐선거 승리를 통해 1위 대선후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보궐선거 승리 시 친문진영의 입지가 강화되는 만큼 여당 내 야당 이미지인 이 지사와의 갈등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이 대표는 당내 리더십을 인정받아 친문 적자 대선 후보로 발돋움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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