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 학술지 공동편집장, 연합 인터뷰서 밝혀

램지어 교수
램지어 교수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가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왜곡한 논문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램지어 교수가 2019년 6월 발표한 논문 ‘자경단: 일본 경찰, 조선인 학살과 사립보안업체’는 올해 8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민영화’를 주제로 발간하는 학술지(핸드북)에 실릴 전망이다.

민영화 핸드북의 공동 편집장을 맡은 앨론 해럴 이스라엘 히브루대학 로스쿨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매우 유감스러운 실수”라고 인정했다.

해럴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SSRN에서 해당 논문을 삭제했으며 반년 뒤 인쇄하는 핸드북에 “원문 그대로 실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편집진은 램지어 교수에게 매우 구체적이고 비판적인 코멘트를 전달했고, 램지어 교수는 이에 따라 논문을 “상당히”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해럴 교수는 전했다.

수정을 요청한 대목에는 관동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냈다는 주장이 포함돼 있으며, 램지어 교수는 “상당 부분 일본 소식통에게서 들은 소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해럴 교수는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반도를 점령했을 때의 역사를 잘 알지 못했고 “램지어 교수가 우리보다 더 많은 역사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실제로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한 역사를 알고 나서는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논문에는 1923년 관동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일본인 자경단에 목숨을 잃은 것은 맞지만 조선인이 방화 등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일본인이 대응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램지어 교수는 재일 조선인 중 남성 비율이 훨씬 높았고, 그중에서도 젊은 남성이 많았다는 인구 통계를 제시하며 “젊은 남성들은 세계 어디서든 인구학적으로 범죄율이 높다”는 일반론으로 재일조선인 전체를 범죄 집단으로 간주하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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