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와 청와대 내부에서 ‘민주주의 4.0 연구원’ 출신들을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출범한 민주주의 4.0은 현 정권이 임기 말로 접어들면서 급부상했는데요. 부엉이 모임의 후예로 이들은 ‘4번째 정권 창출’을 최대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원은 총 58명으로 이들 중 56명은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입니다. 이들은 출범 당시 표면적인 연구 단체임을 강조하며 정치적 성격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선 친문 ‘부엉이 모임’이 대선을 겨냥해 확대 부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모두가 민주주의 4.0 멤버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검찰 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헤프닝의 근본 원인도 실은 ‘민주주의 4.0 연구원’과의 충돌이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로 가면서 민주주의 4.0 소속 인사들이 다 해 먹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례를 살펴보자면, 먼저 전해철 장관은 당내에서도 전문성이 약하고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제기된 인물인데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대선까지 선거를 관리하는 주무 장관 자리에 앉았습니다. 

또한 윤호중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판사 탄핵 등 야당이 반대하는 각종 안건을 단독 처리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일자리수석 출신인 정태호 의원도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4월 재보궐선거 판을 기획 중입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낙연 대표 퇴임 이후 당권을 노리고 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4.0에 속한 의원 중 한 사람은 “임기 말로 갈수록 국정 운영 방향이 차기 선거에 맞춰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정권 재창출까지 가는 동안 검찰의 힘을 빼 각종 정권을 향한 수사를 막아야 했기 때문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정권의 방패’로 불리는 이들을 유임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입니다. 

정치권에선 검찰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통해 ‘임기 후’를 지키려던 신현수 수석과의 마찰점이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옵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은 임기 말 문재인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돕는 ‘대통령의 변호인’ 역할을 하려 했지만 선거를 의식해 강경책을 주장하는 부엉이 출신들을 이겨내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여권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도 당내 경선을 거치며 마찰을 빚기도 했는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신현수 사태가 끝났어도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4.0 출범 당시 “18개 장관 중 부엉이 출신이 22%, 아는 사람 나눠주냐”며 비판했습니다. 

또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친문 계파정치, 적폐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우려한 대로 청와대를 장악한 민주주의 4.0 멤버들이 국정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2021.02.22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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