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중앙지법 앞 기자회견 후 고소장 제출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들과 탈북민 4명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혜진 기자]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들과 탈북민 4명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혜진 기자]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북한인권 기록물 공개 관련 “탈북민들의 증언은 확인·검증 과정이 부족하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와 탈북민 4명은 이 장관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22일 사단법인 물망초와 탈북민 최성국·김태희·이은택·이동현 씨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명예훼손 고소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민들의 증언에 검증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은 탈북민 3만5000여명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처사”라며 관련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박선영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3일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이인영 장관은 ‘탈북민들의 증언은 신뢰할 수 없는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탈북민을 보호하고 북한인권을 증진해야할 통일부 장관의 발언은 어렵게 북한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며 탄압하는 것인데, 이는 간과할 수 없는 직무유기이자 권리남용인 명백한 불법 행위다. 통일부 장관은 추악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들과 탈북민 4명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혜진 기자]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들과 탈북민 4명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혜진 기자]

탈북민들은 발언을 통해 “한국에서 증언한 북한에서의 인권 침해 실태는 극히 일부 밖에 알리지 못했고 대다수 탈북민들의 증언 또한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체적 참상을 생각한다면 빙산의 일각만을 겨우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탈북민들의 증언이 거짓말인양 해외 언론, 특히 주한 외신기자들에게 발언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명예훼손행위이자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탈북민 만화가 최성국 씨는 “‘탈북민들은 거짓말쟁이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며 “단지 장관의 말 한마디에 불과하지만 탈북민들에게는 수치이자 상처고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탈북자들의 증언이 신뢰할 수 없는 거짓말’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없다”며 “통일부와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들의 증언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귀중한 기록이고 이들에 대한 조사와 기록과정이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인식에 따라 그동안 탈북민에 대한 인권조사, 기록 등을 충실하게 해왔다”며 “기록들을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피해 사실뿐 아니라 북한인권과 관련한 제도나 정책, 환경 등 제반 변화요인까지 검증하고 확인하면서 북한인권 기록의 정확도·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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