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콘서트(2021 개정증보판)
[저자 정재승 / 출판사 어크로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자연계의 체계적인 검증 방법으로 유기 결합된 지식의 결정체인 과학은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져 있는 이질적인 영역이 아닌 삼라만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뇌과학자 정재승 저 2001년 출간된 초판 ‘과학 콘서트’는 우리나라 교양과학서의 수준을 바꾸었다는 평을 받으면서 80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한국 교양과학책은 책 ‘과학 콘서트’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일급 과학저널 수십 권의 핵심적인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출간 당시 과학이라는 학문적 영역에 국한되지 않은 통합적인 지식과 사유를 대중에게 시사하면서 최신에 등장한 어려운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일상적 언어로 구어체적인 친근함으로 독자의 흥미를 끌었던 책은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 아시아태평양 이론 물리센터 선정 과학 고전 50선 등을 비롯한 추천 목록에 선정되고 교과서에 실리는 교양서로 입소문을 탔다.

책에서는 물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과 미학을 넘나들며 미시 세계에 머물러 보이지 않았던 영역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시원하고 정교한 행동 패턴으로 설명해 준다. 미지의 아프리카의 전통가옥에서 영국의 시끌벅적한 레스토랑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토크쇼 스튜디오에서 심장 발작 환자가 들어온 응급실을 아우르기도 한다. 백화점 매장에서 할리우드 영화계까지 넘나들면서 복잡한 사회 현상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 낸 행동 패턴을 읽어 낸다.

정 교수는 “과학이 실험실에서 과학자들만의 고유한 영역에서 주고받는 밀담이어서는 안 되고 누구나 즐기며 흥미로운 주제로 우리 곁에 머물러야 한다. 출간 20년을 맞이해 이전에 개정 증보된 2판에서는 생생한 과학 실험 자료와 풍부한 설명으로 내용을 보강해 학문적으로 발전한 내용과 과학계의 변화를 담았다”고 전했다.

저자는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의 역할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과학자들은 최근 몇년간 4차 산업 시대에 과학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수많은 논의를 해왔다. 그 시대가 마냥 장미빛 시대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력이나 수고스러움을 덜어 새로운 경제학의 흐름의 이끌어 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제학은 한계비용 제로 시대가 도입되면서 한계효용은 높아지는 세대로 이어진다. 완전 고용이라는 고전적인 패러다임 속에서 인공지능을 대신하는 개수 비교 분석은 의미가 없다. 단지 인공지능 시대에는 세대 간·계층 간의 문제를 과학적인 접근 방법으로 풀어 낸다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알려진 정재승은 KAIST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복잡계 모델링 방법을 적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대뇌 모델링 및 증세 예측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일대학교 의대 정신과 연구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컬럼비아대학교 의대 정신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및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열두 발자국’,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2001)’ 등이 있다. 함께 쓴 책으로는 ‘정재승+진중권 크로스’, ‘쿨하게 사과하라’(김호 공저), ‘눈먼 시계공’(김탁환 공저), ‘1.4킬로그램의 우주, 뇌’(정용, 김대수 공저) 등이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카를로 로밸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민형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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