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1호 접종자’···전국 최초 접종은 서울 노원구에서

서울 노원구에서 26일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에서 26일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원구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26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1년하고도 37일 만에 진행된 것.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6일 첫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여정의 종착지를 향한 출발이다.

코로나19 첫 확진자 나온 지 137일 만에 백신 접종 시작

26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선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5803개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 28만9480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다. 전국 213개 요양시설에서 5266명의 입소자‧종사자가 이날 접종 대상자다.

문 대통령이 찾은 보건소는 지역사회 예방접종 총괄을 책임지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 김윤태(60세) 의사, 이정선(32세)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가 접종 받는 모습을 참관했다. 김윤태 의사가 접종실로 들어오자 문 대통령은 “안녕하십니까,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제가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김윤태 의사는 “영광입니다”라며 외투를 벗고 자리에 착석했다. 이후 보건소 직원이 백신을 접종했고, 접종을 마친 김윤태 의사는 문 대통령과 함께 관찰실로 이동했다.

“늘 조마조마했는데

이제 안심된다”

한국보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 대부분은 ‘1호 접종자’를 정했지만,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특정인을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모두가 첫 번째 접종자라는 의미에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백신을 접종한 인물은 상계요양원 요양보호사 이경순(61) 씨다. 노원구에 따르면 구는 26일 오전 8시45분경 이 씨가 노원구 보건소 2층에서 전국 처음으로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과연 전국 최초 접종자의 소감은 어떠했을까. 이 씨는 “접종 전 문진으로 알레르기 반응 등을 꼼꼼히 살펴 주시고, 비상상황을 대비한 의료진이 상시 대기 중이라는 안내까지 들으니 안심이 된다”며 “혹시라도 내가 감염돼 어르신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늘 조마조마했는데 이제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적정 유통온도가 영상 2~8도로 일반 냉장 유통이 가능하다. 이에 별도 시설을 갖추지 않고, 각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배송 받아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 접종도 시작

오는 27일부터는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를 통해 진행된다. 권역과 대구예방접종센터에서의 접종은 다음달 3일 시작한다. 이 백신은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도입된 화이자 백신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5만5000명 전체에 대한 1차 접종은 다음달 20일 완료된다. 2차 접종은 3주 뒤인 4월10일에 완료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은 유통‧보관 온도가 영하 75도 안팎으로 까다로운 만큼 접종은 우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접종센터에서 시작, 이후 각 의료기관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어떤 절차로 맞나요?···접종 후 곧바로 일어서지 마세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기존의 다른 예방 접종과 비슷하면서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존재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신원 확인 및 문진표 작성→접종 대기→예진→접종→접종 후 관찰 등 단계로 진행된다. 방문 접종 대상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예방접종센터나 의료기관을 찾아가면 된다.

백신 접종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체온 측정 후 의료진 안내에 따라 예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주사는 어깨에서 팔꿈치까지를 뜻하는 상완 부위에 맞게 된다. 보통은 상완의 삼각근에 주사를 놓지만, 근육량이 적거나 접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벅지에도 접종할 수 있다. 접종 부위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소매가 너무 길거나 꽉 끼는 옷은 벗거나 피하는 게 좋다.

주사를 맞은 뒤에는 바로 일어서지 말고 1분 정도 앉아 있다가 15분~30분 정도 접종 기관에 머무르며 이상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기침 또는 인후통 증상은 없는지 등을 예진 과정에서 꼼꼼히 확인한 뒤 접종해야 한다.

아나필락시스는 수 분 또는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예방접종 후 극히 드물게 발생하지만, 치명적일 가능성이 존재해 신속한 대응이 필수다. 각 접종기관에서는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접종자 또는 보호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예방 접종 후 반응이 나타났다면 의료진과 환자 또는 보호자 모두 이상 반응을 신고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곧바로 면역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항체가 완전하게 만들어지기까지는 약 2주가량 소요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간의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 중 피로감, 근육통, 두통 등이 나타난 바 있다. 이 경우 보통 3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고 한다. 그러나 두드러기, 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39도 이상으로 고열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은 가까운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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