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갱년기증후군]

성별에 상관없이 갱년기는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거치는 관문이다. 성선 기능이 상실되면서 성 호르몬이 줄어들고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 갱년기증후군은 중년여성질환의 전유물로만 여겨 왔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도 여성처럼 급격하게 호르몬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40대 이후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성욕 저하, 피로감, 우울증 등의 남성갱년기증후군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남성갱년기증후군은 성욕과 기력이 저하되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등 여성 갱년기증후와 비슷한 면이 많다.

남성갱년기증후군의 주된 증상을 살펴보면 성기능 장애가 대표적이다. 발기력 저하나 성욕감퇴와 더불어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증상 외에도 의욕 저하, 우울감, 피로 등과 함께 온다. 필요한 검사로는 전립선검사(PSA), 혈중 테스토스테론 검사, 당화혈색소(HBA1C), 심혈관질환예측지표(HS-CRP), 활성산소(항산화, 항노화검사)검사가 필요하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3.5ng/ml 미만으로 결과 수치를 토대로 성장호르몬, 부신 남성호르몬, 멜라토닌 등 호르몬
수치를 종합하여 남성갱년기증후군을 판단한다.

아래 질문 중 3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남성갱년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나는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 ▲ 나는 기력이 몹시 떨어졌다. ▲나는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졌다. ▲나는 키가 줄었다. ▲나는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었다. ▲나는 슬프거나 불만감이 있다. ▲나는 발기의 강도가 떨어졌다. ▲나는 최근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다. ▲나는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리다. ▲나는 최근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이러한 남성갱년기증후는 남성의 노화로 인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저하로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들이다. 즉, 남성갱년기증후군은 노화와 더불어 동반되는 성선기능의 쇠퇴 및 테스토스테론의 분비 감소를 의미한다. 보통 테스토스테론은 40세 이후부터 1년마다 약 1%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영양상태, 복부비만 등으로 분비량이 더 빨리 감소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여성에 비해 급격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보통 4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하며 5·60대까지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남성호르몬이 급감하는 시기가 오는데 그때 다양한 신체 증상들을 경험하면서 지금까지 만성 피로정도로만 생각했던 건강상태를 남성갱년기증후군으로서 새롭게 인지하게 된다.

남성갱년기 장애호전 효과를 보이는 테스토스테론이 혈관 장애를 개선해 혈관이 깨끗해진 장면이다. [뉴시스]
남성갱년기 장애호전 효과를 보이는 테스토스테론이 혈관 장애를 개선해 혈관이 깨끗해진 장면이다. [뉴시스]

남성갱년기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노화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지 못한 것은 바로 ‘스트레스’ 다. 남성호르몬은 대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를 조절하는데 만약 스트레스에 노출된다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호흡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시상하부에 작용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억제한다. 장기간의 스트레스가 유지된다면 교감신경의 만성적 긴장상태와 남성호르몬분비 저하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40대, 50대 남성은 가장으로서 직장에서의 책임자로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남성갱년기는 이차적으로 대사증후군과 심근경색 및 중풍 같은 성인병의 리스크를 상승시킬 수 있다. 그대로 방치하면 남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근육량 감소 및 체지방의 증가로 당뇨나 고혈압, 심혈관질환과 같은 대사성질환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고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대인기피로 이어지기도 하며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수면장애도 동반될 수 있어 남성갱년기는 적절한 시기와 증상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남성갱년기증후군을 신허, 신음허, 신양허(腎虛, 腎陰虛, 腎陽虛)등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았다. 타고난 선천지기(先天之氣)가 약한 남성일수록 남성갱년기가 일찍 찾아오며 증상이 더 다양하고 심하게 나타나는데 사상의학체질에서는 소양인이 신장의 선천지기가 약하기에 다른 체질보다 소양인에게 남성갱년기가 더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

한방치료로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감소하는 것을 완만한 곡선주기로 만드는 데 주력한다. 우선적으로 신장의 기운을 보할 수 있는 보약으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대표적인 보약으로 팔미환, 신기환, 육미지황탕 등의 신음(腎陰), 신양(腎陽)을 보할 수 있는 처방이 있다.

여기에 체질에 상관없이 부작용이 없고 뛰어난 효과를 보기 위해 남성호르몬을 보충하고 성선
의 분비를 자극하는 공진단과 같은 유명한 전통보약이 있다. 만약 환자가 정신적 증상까지 겸비한 상태라면 상황에 따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해울, 소간이기(울체된 것을 풀고, 간을 소통시켜 기를 통하게 함) 한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치료효과는 더욱 상승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기복이 생길수록 갱년기증상이 격렬한데 한약으로 분비량을 일정하게 조절해 주면 비록 호르몬이 감소하고 있어도 불편 증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침과 뜸, 부항 및 추나, 약침 등으로는 환자가 경험하고 있는 증상을 상황에 맞게 치료하며 신장의 기운을 끌어올릴 수 있는 오행침, 체질침술을 사용해 한약치료와 함께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남성갱년기 극복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취미활동, 스트레스관리가 중요하다. 생활 수칙으로 1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식단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야채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즐거워하는 취미생활을 정해 꾸준히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면 뇌에서 행복을 느끼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량이 늘어나고, 성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코르티솔 수치를 낮출 수 있다. 

<한동화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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