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립편집위원
이경립편집위원

다음주 9일이면 제20대 대통령선거가 꼭 1년 앞으로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4년 전 기억으로 5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데, 그때는 보궐선거였고 내년에 문재인 대통령 후임을 선출하는 대통령선거는 통상적인 선거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에 근거하여 3월 9일에 실시하게 된다.

대통령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니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세를 굳히려는 사람, 새롭게 뜨려는 사람, 과거의 향수에 젖은 사람, 디딤판을 밟고 올라서려는 사람, 체급조절에 실패한 사람 등등. 아등바등 대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역겨울 때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이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야인 아닌 야인 생활을 하고 있다. 작년 총선에서 소위 험지라는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했지만 끝내 공천을 받지 못한 그는 동물적 감각으로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국회에 살아 돌아왔다. 그러나 그가 돌아 가야할 당에는 굴러들어온 돌이 철옹성을 쌓아 돌아갈 곳을 없애버렸다. 그는 혈혈단신 광야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여 24%의 지지를 얻어 현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그야말로 검증된 대선 후보다.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범야권 후보로는 1~2위를 다투고 있다.

‘기본’하면 떠오르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당 출신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25% 이상을 아우르는 광역자치단체장이지만, 그 또한 여인(與人) 아닌 야인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현 문재인 대통령과 당내에서 경쟁하면서 역린(逆鱗)을 건드렸던 후유증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내년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현재 각종 대선후보 선호도조사에서 범여권 후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언제든지 범야권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운명이기도 하다. 최근 불거진 탈당설이 이를 방증한다. 말하자면 그는 검증되지 않은 대선 후보다.

그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홍준표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 간의 싸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콜라 홍준표가 시원한지 사이다 이재명이 시원한지 ‘홍콜이사’ 간 한판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양아치’로 표현하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쌍욕 스캔들, 여배우 스캔들, 기본 푼돈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들춰내 비판했고, 급기야는 여당의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픈 곳을 후벼 팠다. 독설가의 진면목을 여지없이 보여준 홍준표 의원이다.

이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 너그럽지 못한 이재명 경기지사로서는 의외다. 아마도 ‘홍카콜라’라는 적이 쉬운 상대가 아님을 알기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대신 자신의 계파 의원을 동원하여 “국민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서 쓰는 선정적인 말이라도 기본적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고 점잖게 타일렀다.

87년 체제 하의 대통령선거를 연구하고 경험했던 전문가의 식견으로는 홍준표 의원도 이재명 경기지사도 1년 후의 대통령선거 본선, 즉 메이저리그에서 경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들의 싸움이 아무리 재미있다 해도 세간에 ‘돼지발정제’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홍준표 의원과 ‘쌍욕대마왕’으로 회자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싸움 아닌가? 품격 있는 우리 국민들이 이들을 메이저리그로 소환할리 만무하다. 마이너리그는 그냥 그대로 재밌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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