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 잡으려다 TK 놓친 文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 후에도 여전히 뜨거운 논쟁 거리다. 여당·야당의 정치적 대립을 넘어 지역주의 갈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뒀거나 TK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은 가덕도 특별법에 반대하거나 표결에 불참했다. 이들 중 일부는 가덕도 특별법을 두고 오는 4월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포퓰리즘 공항’ 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가덕도 신공항 선정으로 김해 신공항 사업은 백지화가 되면서 지역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권영진 대구시장 “가덕도 신공항, 보궐선거에 이용… 비열한 매표행위”

- 가덕도 특별법 통과 후 여당 지지율… 文 출범 이후 최저치로 하락

지난달 25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 “문재인 대통령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권 시장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임시장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퇴함으로써 혈세 수백억 원을 허비하면서 치르는 부끄러운 선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처럼 부끄럽고 몰염치한 보궐선거를 이기려고 4년 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된 국책사업인 김해 신공항을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사실상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보궐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비열한 매표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대구·경북을 완전히 배제한 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형평성에 맞게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이라도 함께 제정해 달라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간절한 호소마저 선거의 유불리를 따져 외면하는 것은 대구·경북 패싱을 넘어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는 무도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주열 대구경북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TK는 말 그대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며 “이렇게 되면 대구통합신공항은 동네 공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고 김해 신공항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가 되면서 TK에서의 반발은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PK 민심을 잡기 위해 무리한 국책사업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정작 PK에서도 “가덕도특별법은 잘못”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반을 넘었다. 지난달 26일 YT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조사한 결과 TK에서는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73.4%에 육박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PK에서도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8.5% 불과한 반면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4.0%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PK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를 한 결과 PK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24%,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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