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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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꼬우면(아니꼬우면) 니들도(너희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극히 혐오스러움).” 

신도시 땅 투기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올라온 LH의 한 직원은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은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 지나가겠지”라며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고 말했다.

블라인드에 글을 게재한 또 다른 LH 직원은 “너무 억울하다”며 “왜 우리한테만 지X하는지 모르겠다”고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서 정보 요구해서 투기한 것 몇 번 봤다”며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기 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지난 8일에는 투기 의혹에 분노한 농민들이 LH 경남 진주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와 기자 회견을 열자 LH 한 직원은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린다”며 ‘개꿀(너무 좋다는 뜻의 비속어)’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앞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난 4일 블라인드에서는 한 LH 직원이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마란(말란) 법 있나요’라는 제목의 적반하장 식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또 LH 입사 6개월 차 직원은 사내 메신저 대화에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공공택지를 사겠다”며 “이걸로 잘리게 되면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을 텐데”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LH 직원들은 이번 사태에 분노하는 블라인드 회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를 하지 말란 법 있느냐”며“내부 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LH 직원들이 비속어를 써가며 국민을 조롱하는 망언 글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정점에 있는 LH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일요서울에 “이 나라에 과연 정의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나라가 ‘공정’을 외치고 있지만 와 닿지 않는다. 이렇게 부정한 행동을 저질러도 결국은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은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9) 씨도 “땅 투기를 한 LH 직원들을 물갈이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이번에도 문제가 그냥저냥 흘러가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 반드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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