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대표 "중·소상공인과 새로운 플랫폼 선도할 것"

한성숙 네이버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경영은 단순 매출에만 집중하는 기업보다 환경보호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과거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효율을 가장 우선시했고, 투자자들은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 구조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ESG를 기업평가의 척도로 삼아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서 전 세계는 ESG 경영이 필수인 시대를 맞게 됐다. 일요서울은 ESG 경영 가속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책임경영에 나선 기업들을 살펴봤다.

- ESG 경영 글로벌서 통해… ESG 경영 아시아 소프트웨어 업체 2위

- 탄소 네거티브 선언… 이산화탄소 마이너스 목표로 환경 분야 선두

네이버가 올해 초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착한 경영’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환경과 사회, 이슈 관련 의사 결정을 하던 투명성위원회 기능을 확대한 조직인 ESG 위원회는 ESG 기반의 투자의사 결정을 진행하고 기후변화 대응 등 주요 ESG 이슈를 관리하게 된다.

네이버의 ESG 경영 중 하나인 ‘프로젝트꽃’은 이달 출범 5주년을 맞아 시즌 2(프로젝트꽃 2.0)를 맞기도 했다.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꽃은 네이버 대표 ESG 프로그램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온라인에 초점을 맞췄던 것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중소상공인의 물류와 마케팅을 지원하고 창업 생존율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ESG 플랫폼 ‘프로젝트꽃’
중소상공인 성장 지원

프로젝트꽃의 일환인 ‘스마트스토어’는 중소상공인들이 수수료 부담 없이 온라인 상점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프로젝트꽃의 오프라인 거점인 ‘파트너스퀘어’는 중소상공인, 창작자 타깃의 각종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등을 제공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연간 1만 창업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했던 프로젝트꽃이 42만 스마트스토어 창업으로 이어졌다”며 “다양한 툴 개발과 데이터 기반 지원 프로그램 등 플랫폼과 중소상공인이 함께 만든 성장 모델을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 룰을 잘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대표는 “여전히 플랫폼 밖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SME들이 있다”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1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출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로젝트꽃 2.0에서는 중소상공인들에게 다양한 물류 솔루션을 제공해 성장을 돕고 글로벌 시장 확대까지 지원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한 대표는 “한 가지 방식의 물류가 아닌 SME가 사업 특성에 맞춰 직접 설계할 수 있는 물류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식품과 생필품 판매자들을 위해 ‘빠른배송’ 상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대형 물류센터와의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등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ESG 경영 아시아 소프트웨어 업체 2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ESG 돛을 달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홍콩계 글로벌 증권사 ‘CLSA’가 발간한 ESG 보고서에서 아시아 인터넷·소프트웨어 회사 중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CLSA가 평가한 네이버의 ESG 점수는 84점으로,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인포 에지’의 뒤를 이었다. CLSA는 “네이버가 한국의 새로운 ESG 시대를 선도하며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2017년에 실시한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장기적 기업 가치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서스테이널리스틱스(Sustainalytics) 등 주요 ESG 평가기관의 의견에서 A 등급과 낮은 위험도 등급을 받는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 비교해도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최초
‘탄소 네거티브’ 공약

네이버가 이 같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에는 ‘탄소 네거티브’ 선언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204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생 에너지 확대 ▲탄소 저감 솔루션 투자 ▲데이터센터 효율 개선 등을 검토하고 향후 친환경 관련 사업과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탄소 네거티브는 발생량 이상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적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보다 강화된 개념이다. 일부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나, 탄소 네거티브를 공약한 곳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CLSA는 ESG 중 환경 분야 평가에 네이버의 탄소 네거티브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 CLSA는 “네이버는 2020년 말 글로벌 환경 스탠다드인 TCFD(기후 관련 재무적 영향 보고서) 기반으로 리포팅하는 등 한국에서 6번째 TCFD 채택 기업이 됐다”며 “2040년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로 하고 전력효율에서 최고등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버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력해 매년 종이고지서로 발송됐던 3500만 건의 건강검진 안내문을 전자문서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로써 네이버 측은 중장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 수립과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이마트 협업… 이커머스 판 확대

네이버가 이마트와 손잡고 유통 부문 협력에 나선다. 지난 1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는 협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네이버와 유통 강자인 이마트의 시너지 효과에 국내 유통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이버는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마트와 지분 맞교환을 추진한 것은 일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측 역시 이날 “추후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몰 점유율은 16.6%로,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CJ가 이미 협업한 상태라, 여기에 이마트까지 추가되면 네이버를 중심으로 플랫폼·물류·콘텐츠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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