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일 위원
홍준일 위원

이번 서울시장의 최대 관심은 야권단일화의 성공여부였고, 이제 야권단일화는 9부 능선을 넘었다. 이미 야권단일화의 큰 틀이 만들진 것이다. 우선 여론조사 경선 전에 한두 차례의 비전토론회를 거쳐 17일, 18일 양일 간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19일 야권단일후보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마직막 남은 것은 여론조사의 방식만이 남아있다. 

흔히들 단일화와 관련된 여론조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질문문항이다. 다시 말해 후보의 적합도, 선호도, 경쟁력 중 어떠한 질문방식을 선택할지가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당명 표기, 역선택 방지여부도 중요한 협상의 조건이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질문문항을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다. 더구나 경선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도 있고, 캠프 별로는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기 때문에 불리한 방식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오세훈과 안철수가 겉으론 9부 능선을 넘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협상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달리 말해 9부 능선을 넘은 것이 아니라 협상의 핵심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안철수가 오세훈을 리드하는 결과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세훈이 당내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승리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 후보 확정 후 여당의 공격이 이루어지며 그 주목도는 더 높아졌다. 최근에는 안철수와 대등하거나 미미하게 앞서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사실 최근까지 국민의힘과 김종인위원장은 안철수에게 끌려다니는 형국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주도권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것을 느낄 수 있다.

크게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여론조사 룰 미팅에서 단일화가 파국을 치닫는 것이다. 왜냐하면 얼마 전까지도 어떠한 방식으로 해도 안철수가 유리했기 때문에 상당한 주도권을 쥐고 단일화 협상을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이제 달라졌다. 어떠한 방식으로 조사를 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오세훈과 안철수 누구도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결국 여론조사와 관련된 룰 협상보다는 양측 간의 정치협상이 더 필요해 졌다. 결국 오세훈과 안철수의 정치협상의 관건은 단일화 이후 국민의힘 간판을 다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여론조사 룰 미팅은 단순한 쇼에 불과하다. 오세훈과 안철수가 공동(연합) 시정부에 합의했다는 것도 허울에 불과하다. 일단 모든 권한은 당선자에게 있고 이 합의는 언제든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차기 대선구도까지 포함하여 예상되는 정계개편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뒷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협상은 성사되기 어렵다. 

둘째, 정치협상에 성공해 여론조사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는 것이다. 이 때는 이미 승부가 결정된 것이다. 이미 협상의 과정에서 단일화의 방향이 결정되고 사람들에게 신호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시장 야권단일화는 초반에는 안철수가 유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오세훈후보가 완전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너무 빠른 예단이긴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의 야권단일화 승자는 오세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며 새정치 행보를 이어갈지, 아니면철수의 숫자를 한번 더 늘릴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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