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시겔 박사 “몰누피라비르, 코로나 치료할 ‘성배’ 될 것”
몰누피라비르, 임상 실험서 바이러스 저감 효과 ‘10만 배’
여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기능도 일부 입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방역 효능을 지닌 몰누피라비르 알약(사진)은 현재 임상 1.2차 실험을 마치고 4개월 내 출시될 예정이다. [美 폭스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방역 효능을 지닌 몰누피라비르 알약(사진)은 현재 임상 1.2차 실험을 마치고 4개월 내 출시될 예정이다. [美 폭스뉴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획기적 효능을 지닌 신약이 개발, 보급될 전망이다. 

폭스뉴스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9일 코로나19 예비 검사에 효과적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신약이 전염병을 치료하는 ‘성배(holy grail)’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의학 기고문을 보도했다. 해당 치료제는 제약회사 임상 시험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 줬다. 

폭스뉴스 의학 전문 기고자 마크 시겔 박사는 몰누피라비르 신약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시겔 박사는 지난달 23일(미국 현지시각) ‘폭스 & 프렌즈 위켄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전염병을 억제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미국 제약회사인 머크(Merck)와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Ridgeback Biotherapyutics)가 진행한 몰누피라비르 임상 시험에서 효능이 입증됐다. 

해당 시험에 따르면 1차 테스트에서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 약을 5일가량 복용할 경우 바이러스 전이가 멈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겔 박사는 이 치료제가 4~5개월 안에 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미국이 올여름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몰누피라비르 치료제는 특히 고립된 환경에서 요양하는 환자들을 관리하는 데 특효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새로운 구원자 될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당초 인플루엔자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몰누피라비르는 COVID-19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네이처지에 소개된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의 연구진이 실시한 생쥐 실험에 따르면 해당 약물이 코로나 바이러스 입자의 수를 대폭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12시간 전과 감염 후 12시간까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면역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누피라비르의 2상, 3상 임상 시험이 이미 진행 중이며, 일부 결과는 이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테스트하는 것 외에도 연구진은 바이러스 보균자들로부터 전염될 수 있는 총량적 규모를 조사하는 ‘바이러스 유출에 따른 영향’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비교적 상세히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마련될 전망이다.

질병 감염으로 입원한 성인 환자의 회복과 사망률 저감에 기여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현재까지 COVID-19에 면역성이 입증된 유일한 항바이러스 치료제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정작 에볼라 치료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중단된 이후 COVID-19 치료제로 거듭났다. 몰누피라비르는 경구 복용이 가능한 반면, 렘데시비르는 주사를 맞아야 한다. 때문에 몰누피라비르는 요양원 및 장기 요양시설과 같은 고위험 환경에서 특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몰누피라비르의 또 다른 장점은 SARS-CoV-2와 같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생쥐실험을 통한 COVID-19 신규 연구 모델 적용

SARS-CoV-2에 대한 몰누피라비르의 효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다른 항바이러스 약물의 효능을 테스트하는 데 유용한 COVID-19 생쥐실험 신규 모델을 만들었다.

사람에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연구진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 수용체를 생성하는 등의 유전적 변형을 시도하지 않는 이상, 생쥐가 이에 노출되는 경우는 없다. 이 모델은 또한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생명 위협 요소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 가령, 인간의 폐에서 발견되는 여러 세포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외부 조직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조작된 면역 결핍 생쥐에 인간의 폐 조직을 이식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이 모델의 경우 바이러스 복제가 근본적으로 인간의 폐 조직에서 발생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연구진은 신규 코로나 바이러스인 SARS-CoV, MERS-CoV 및 SARS-CoV-2가 모두 이식된 사람의 폐 조직 내에서 복제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UNC 역학 조교수인 리사 글린스키 박사는 “이번 모델은 연구자들이 사람을 숙주로 삼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와 잠재적 예방 및 치료 접근법을 비교·분석하는 데 필요한 연구”라고 밝혔다.

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SARS-CoV-2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COVID-19 감염 환자의 폐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유형의 폐손상을 입는다. 또한 사람의 질병을 특징짓는 과도한 염증 반응도 나타났다.

몰누피라비르의 ‘놀라운’ 치료 효과

연구진은 SARS-CoV-2에 노출된 지 24시간 또는 48시간 후에 생쥐를 몰누피라비르로 치료했다. 연구논문 선임 저자이자 UNC 국제센터소장인 빅토르 마르티네즈 교수는 “우리는 몰누피라비르를 투약한 이틀 후 바이러스 복제에 현격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24시간 내 치료를 시작했을 때 인간 폐 조직의 감염입자 수가 25000배 이상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네즈 교수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48시간 이후 치료를 시작했을 때 바이러스 입자 농도는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연구자들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몰누피라비르의 효능을 시험했다. SARS-CoV-2에 노출되기 12시간 전에 쥐에게 약물을 투여했고, 약물이 투여된 생쥐는 약물 비투여 생쥐 실험군에 비해 바이러스 입자 농도가 10만 배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몰누피라비르 약물은 박쥐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SARS)를 유발하는 SARS-CoV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를 유발하는 MERS-CoV에 대해서도 효능이 있다는 게 연구진 분석이다. 이는 몰누피라비르 신약이 박쥐 등 타 숙주로부터 인간으로 전이될 수 있는 여러 신규 바이러스에 대해 획기적인 방역 효과를 지녔음을 시사한다.

케넌 UNC 글로벌 공공의대 전염병학 교수는 “전반적으로 이러한 결과는 항바이러스제 ‘EIDD-2801(몰누피라비르 개발코드)’이 COVID-19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뿐만 아니라, 향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에도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신약이라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이번 신약 개발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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