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임시 구조물을 방패 삼아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임시 구조물을 방패 삼아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연일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누적 사망자 수가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전날에만 미얀마 군경에 의해 9명의 시민이 살해돼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최소 92명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이를 규탄하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총격과 폭행을 가하는 등 유혈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날 제2도시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연좌시위를 벌이던 5명의 시민이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졌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대거 발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매체는 전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불교 승려를 포함한 20여 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이중 상당수가 위중한 상태다. 또 진압 병력을 피해 달아난 젊은 시위 참가자들을 숨겨줬던 한 시민은 머리에 실탄을 맞은 뒤 군경에 의해 끌려간 뒤 행적이 묘연한 상황이다.

바고 지역에서는 19살의 미얀마 해양대 재학생이 총격으로 숨졌으며, 4명이 실탄에 맞았다.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적어도 2명이 살해됐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했다. 중부 마궤 지역에서는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숨졌고, 최소 13명이 체포됐다고 매체는 밝혔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망자는 80명을 넘어섰고, 2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전날 최소 13명이 숨졌다면서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잔인한 날들 중 하루였다고 현지 언론과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는 양곤과 만달레이, 마궤 등 대도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10대 후반의 학생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심야에 주택가를 돌면서 시위대와 상관없는 시민들을 살해하거나 임의로 체포하는 등 잔학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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