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매표 행위” “국민 사기”로 지탄 받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밀어붙이는 등 폭주하는데도 보수*우파 정당은 속수무책이다. 보수 정당은 국회 의석 3분의 2를 점유한 진보·좌파 독주 속에 자존감을 잃고 우왕좌왕한다.

보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 5.18민주묘역을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했는가 하면, 일부 보수층은 “보수는 꼰대” “반공의 낡은 틀 깨고 실용주의로 나서라” “새 보수로 가자” 등 자학한다. 또 보수당의 혁신선언문은 ‘서민중심 경제 활성화”등 상징적 좌파정강 정책을 베끼기도 했다.

하지만 “보수는 꼰대”라고 자학하고 “새 보수” 운운하며 좌파 정강을 베낀다고 해서 정권을 되찾을 수 없다. 5.18 묘역을 찾아가 무릎 꿇는다고 해도 호남 표를 얻을 수 없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왔다 갔다 말고 참된 보수 가치를 꿋꿋이 지키며 경제성장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가 북한의 적화책동을 막아냈고 “한강의 기적”을 일궈 냈으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한 동력은 자유민주 기본 가치와 자유시장경제 윤리에 있다.

현대 보수주의 이론 창시자인 18세기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에 따르면, 보수는 “과거를 보존키 위해 개혁한다”고 했다. 보수는 개혁을 거부하는 “꼰대’가 아니다. 보수 가치 보존을 위해 끊임없이 쇄신한다. 보수는 인간 능력을 극대화하는 시장경제와 사회질서를 보장하는 법치, 두 축으로 달린다.

그러나 이 두 축은 오늘날 수구적 좌파 집권세력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집권세력은 대한민국을 지켜온 반공이념을 친북으로 세탁하며 한·미·일 3각 협력 관계를 이탈해 북·중으로 기어들고 국가안보를 해체한다.

빈부격차 줄인다며 좌파이념에 빠져 경제성장 동력을 꺼트려 건강하던 경제마저 병들게 한다. “민주화 세력”이라고 자랑하면서 “문주주의(문재인주의)로 간다. “정의”와 “공정”을 외치면서 불의와 편파로 빠진다.

보수가 권력을 빼앗긴 건 보수 가치가 시대적으로 유효성을 상실한 때문은 결코 아니다. 이명박과 박근혜 두 사람의 개인적 역량 미달과 계파 간 추한 내파(內破) 탓이었을 뿐, 보수이념과는 무관하다. 오늘도 보수는 미국·영국·독일·일본 등의 정치이념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 보수가 재기하기 위해선 “새 보수” 외치며 좌파 정강을 베끼지 말고 보수의 가치인 자유민주 법치와 시장경제 윤리를 지켜야 한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 총리처럼 “나는 노동자 표를 원치 않는다.

오직 땀 흘려 일하고 그 대가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중산층 표를 원한다”며 소신껏 보수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보수가 비겁하지 않고 당당히 보수 신념을 보여 줄 때만이 보수를 믿고 따라오며 보수는 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보수는 경제 발전을 위해선 경직된 보수이념 틀에 갇히지 말고 개방적으로 나서야 한다. 20세기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중 민주당 대통령들은 공화당 출신 보다 경제성장률을 더 높이 끌어올렸다.

공화당이 당의 경제논리인 ‘세금감면’과 ‘규제완화’에 묶여 있었을 때 민주당 대통령들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처럼 과감히 새 현실에 적응했다. 우리나라 보수당도 경제 성장을 위해선 보수경제 논리만 고집하지 말고 ‘뉴딜’처럼 기업인과 노동자 모두를 아우르는 제3의 대안도 개척해야 한다.

보수가 설 자리는 자명해졌다. 정치에선 구·미 자유민주 국가들처럼 법치와 반공에 기반한 자유민주를 지켜가되 경제에선 ‘뉴딜’과 같이 경직된 이념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은 건강하던 경제를 병들게 하고 공산 독재자 김정은에게 설설 기는 좌파 권력을 거부하며 자유와 번영의 파수꾼 보수로 되돌아온다. 여기에 보수가 재집권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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