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을 결정했을 때 가장 신경 써야 될 부분 중 하나가 가맹계약서다. 가맹계약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지켜야 할 권리와 의무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문서다. 쉽게 말해 창업부터 영업, 계약해지, 폐업까지 전반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이 가맹계약서에 모두 담겨 있다. 가맹계약서를 어떻게 작성하느냐가 계약기간에 사업을 얼마나 수월하게 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를 좌우한다.

가맹계약서는 보통 A4 용지로 40~50매에 이른다. 양이 많고 문구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가맹계약서를 꼼꼼히 살피지 않고 도장을 찍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계약은 양 당사자를 구속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리한 조항을 그냥 넘기면 추후 상당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특히 계약해지 등에 관한 사항은 재산상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보공개서와 함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는 문서이기 때문이다.

가맹계약서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계약서를 그대로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필요한 부분은 첨가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계약 내용은 모두 서면으로 기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구두로 약속한 부분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가맹계약서는 반드시 가맹금을 지급하거나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받아야 한다. 특약사항이 담긴 문서도 같이 받아야 한다. 정보공개서를 받을 때 함께 받는 것이 가장 좋다. 가맹계약서를 미리 받아야 하는 이유는 가맹사업법에서도 정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미비하다고 생각되거나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부가 바로 계약 체결을 요구하면 가맹사업법 위반임을 알려주고 사전에 계약서를 받고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장을 찍어야 한다.

가맹사업 관련 지식이 부족한 창업자들은 계약서를 어떻게 검토해야하는지 막막할 수도 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맹계약서와 표준가맹계약서, 정보공개서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정한 표준가맹계약서는 프랜차이즈 산업을 대표하는 3개 업종(외식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으로 나뉘어 있다. 세 가지 문서의 내용이 다른 경우 프랜차이즈 본부에 확인해야 하고 계약서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본부와 협의해 수정한 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비용이 들더라도 변호사나 가맹거래사의 조언을 얻는 것이 좋다. 일단 계약서에 서명을 한 후에는 쉽게 해지할 수 없으며, 해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위약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표준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는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다운로드 할 수 있다.

가맹계약서
불공정거래 소지 여부 체크

가맹사업법을 살펴보면 가맹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할 사항을 명시해 놓았다. 꼼꼼하게 살펴보고 불공정거래의 소지가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먼저 영업표지의 사용권 부여에 관한 사항이다. 영업표지는 가맹사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동일한 상표와 상호의 사용을 말한다. 영업표지는 간판, 상징물, 홍보물, 집기비품, 문구류 등에 표시할 수 있으며 가맹본부는 영업표지에 대한 배타적 독점권을 확보하고 있다. 상표와 상호는 가맹본부의 표시대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상권의 특성에 따라 글자의 크기나 글씨체, 기타 표시 등은 조정할 수 있다. 이때 본부의 일률적인 원칙에 예외 조항을 삽입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가맹점사업자의 영업활동 조건에 관한 사항이다. 매장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말한다. 대체로 이 조항에는 가맹본부가 보유한 시스템을 가맹점 사업자가 사용하게 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세 번째는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교육·훈련, 경영지도에 관한 사항이다. 가맹본부가 창업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명시하는 항목이다. 대개 가맹점 오픈 이전에 가맹본부가 준비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이 있는 경우 이에 참가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가맹계약기간에 가맹본부가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일정 및 절차와 비용 부담에 대한 사항이 자세히 기재돼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오픈 전 교육은 대부분의 가맹본부들이 실시하고 있지만 개점 후 경영 관리에 소홀한 가맹본부들이 많기 때문에 창업자는 이 사항에 대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가맹본부가 정기적으로 가맹점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면 여기서 발생되는 비용 부담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가맹금 내용
구체적인 파악 필요

네 번째 가맹금 등의 지급에 관한 사항은 창업자가 가맹본부에 납부해야 할 가맹비, 가입비 보증금 등에 대한 의무를 말한다. 계약서상에 이 비용들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명시돼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영업을 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계약 초기에 받는 비용이다. 실제로 가맹금은 가맹본부마다 성격과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가맹금에 개점지원비, 교육비, 정보제공비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따로 받는 가맹본부도 있다. 따라서 창업자는 가맹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다섯 번째 영업지역의 설정에 관한 사항은 창업자가 오픈하려고 하는 상권 내에 다른 가맹점이나 직영점이 들어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사항이다. 정보공개서에 달리 밝히지 않는 한 가맹계약 기간 중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에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종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설치하면 안 된다. 영업지역을 보호해 주지 않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창업자는 영업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는 계약기간과 해지 사유 사항이다. 가맹계약서에는 계약기간과 함께 계약기간 갱신에 관한 사항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최초 가맹계약기간 만료 시 가맹본부가 갱신을 거절하거나 계약내용의 변경을 원할 경우에는 만료일 90일 이전에 갱신 거부 및 계약내용 변경에 관한 사항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계약해지의 사유에 관한 사항은 가맹계약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가맹본부는 반드시 계약해지 사유를 계약서에 포함시켜 해지 절차 및 위반 효과를 상세히 명시해야 한다. 대부분 계약해지로 인한 손해는 창업자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해지 조건과 손해배상금의 문제는 세세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외에 영업의 양도와 상품판매 조건에 대한 사항, 판매방법 및 가격 정책, 원·부재료 가격인상 방법 등도 체크해야 한다. 상품 판매에 있어서 상품의 종류, 결제방법, 하자가 있는 물품의 처리, 반품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또 가맹본부의 재고정책, 취급상품 등과 제품 판매가격에 대한 사항도 따져봐야 한다. 가맹본부에서 공급하는 원·부재료의 가격이 인상될 경우 가맹본부는 인상금액 결정 이유 및 산출 근거를 미리 통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