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에나 모습 드러날 가능성↑···중립성‧공정성 지킬 인물 나오나

검찰기.[뉴시스]
검찰기.[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임기 만료 4개월가량을 남긴 시점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윤 전 총장을 뒤이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안팎의 분위기는 몇 명의 유력 인사로 추려지는 모양새다. 과연 어떤 인물이 검찰을 이끌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검찰 안팎, 몇 명 유력 인사로 추려져···이성윤조남관 등 거론

검찰총장 후보자 천거 절차 진행···후보군 추출 첫 번째 작업 시작

차기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대선은 내년 4월에 진행된다. 차기 총장의 윤곽은 다음 달 또는 5월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고, 차기 대통령이 내년 4월에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 정권이 바뀔 경우까지 포함해 새 총장은 1년 남짓의 ‘시한부 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최근 법무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도 사퇴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을 시작했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차기 검찰총장은 빨라야 다음달 말, 늦으면 5월 중에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검찰총장 후보자 천거 절차를 진행했다. 새 검찰총장 후보군을 추리는 첫 번째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법무부 “서둘러 진행”

검찰총장 인선 절차는?

검찰총장 인선은 천거, 추천, 제청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검사 외에도 판사나 변호사로 15년 이상 일한 경력이 있으면 검찰총장 후보가 될 수 있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대학교수도 포함된다.

법무부 장관은 천거된 인사 중 검찰총장 제청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에 심사 대상자로 제시한다. 천거되지 않은 인사라도 법무부 장관이 추천위에 심사 대상자로 제시할 수 있다. 추천위는 심사를 거쳐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규정돼 있다.

법무부와 추천위가 2단계에 걸쳐 적정한 후보자를 물색하는 시스템인 셈. 각각 검토 시간을 고려하면 이달 중 후보자가 압축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실정이다.

대통령은 압축된 후보자 중 1인을 최종 후보자로 지명한다. 이후에는 인사청문회라는 최종 관문이 또 남아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진통을 빚을 경우 4월 임명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법무부는 최대한 인선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엔 아주 전광석화처럼 속도감 있게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가 관련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더라도, 천거 시작일부터 최소 40일가량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선 과정에서 논란이 심화되면 시일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앞선 사례를 보면 천거 시작일을 기준,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41일, 윤 전 총장은 64일 만에 임명이 확정됐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인 문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6월14일 천거 절차가 시작되고 20여 일 만에 후보자로 지명됐다. 인사청문회 개최까지 다시 20여 일이 흘렀다.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 인사청문회 다음날인 7월25일 임명장을 받았다.

윤 전 총장 임명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후보자 천거는 지난 2019년 5월13일 시작, 한 달 이상 지난 6월17일 윤 전 총장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20여 일 뒤인 7월8일 인사청문회가 열렸으나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 7월16일에야 임명안이 재가됐다.

검찰. [뉴시스]
검찰. [뉴시스]

‘非검사 출신’

낙점 가능성?

현재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는 최근 검찰개혁이 속도를 내는 분위기와 맞물려 이전보다 더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후보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구본선 광주고검장,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이금로 전 법무부 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영전한 사례가 많다. 당장 전임 윤 전 총장도 서울중앙지검장에서 자리를 옮겼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라는 점, 추미애-윤석열 갈등 구도에서 윤 전 총장과 대립했다는 점 등으로 현 정권에 점수를 많이 땄을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다만, 검찰 내부적으로 신망과 지도력을 잃어 조직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장이 비(非)검사 출신 인물이 낙점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처장‧차장, 법무부 장‧차관 등을 모두 판사 출신으로 채운 것처럼 검찰총장에 ‘검사 출신’이 아닌 인물을 앉히는 파격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것.

검찰 내부의 분위기는 어두운 모양새다. 검찰 내에서 유력하게 언급되는 후보자가 차기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현 정권을 유지하고 방어하는 데 검찰력이 동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

그동안 국민을 힘들게 했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도 이제 끝나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차기 검찰총장로 검찰 수사의 독립을 지키면서,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뽑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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