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1세기 화폐 전쟁’… 문인철 박사가 바라본 암호화폐는?

문인철 건국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연내 1억 원 갈 수 있다’라는 의견과 ‘거품이다’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암호화폐 시대를 맞이한 현재, 전문가는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요서울은 지난 17일 ‘가상화폐시대 무엇을 할까?’의 저자이자 에너지경영연구소 대표, 건국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인 문인철 박사에게 암호화폐의 전망과 분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비트코인, 기축통화 기준으로서의 역할 가능성 커… “거품 아니다”
- “암호화폐 시장은 국민이 키운 것… 민간에서 만들고 커진 점 높게 평가”


-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이 고공행진 중인데 앞으로의 전망 어떻게 보는가.

▲ 시간이 갈수록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각 국가의 중앙정부에서 발행하는 화폐를 지금 우리가 모두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만약 달러 같은 경우 너무 통화량이 많아 인플레이션이라든지, 또 나중에 어떤 큰 경제 사건이 일어난다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러한 불안정성은 비트코인 등이 획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또한 달러나, 유로 등 그 기준도가 그 가치들에 대한 불안감으로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성향이 좀 더 강해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제 각국이 디지털 통합,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종이화폐가 아닌 디지털 통화도 같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 ‘제 2의 비트코인’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알트코인은 무엇이 있나.

▲ 대표적인 것이 ‘이더리움’이라고 볼 수 있고, 현재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일컫는 용어) 개수가 3000개 이상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이러한 알트코인들이 모두 실패한다기보다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판단한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또 다른 한두 가지의 알트코인들이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분명한 것은 나머지 암호화폐들은 자기 영역에서 제 기능을 할 것이다. 물론 상당수는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자기 영역과 함께 전문 분야를 확보한 암호화폐는 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테면 의료용으로 어떤 것을 반영했다면 의료 산업에서 맞춰진 역할을 한다. 그 내부에서 그게 분야가 넓든, 또는 수가 많든 거기에 맞춰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 현재의 암호화폐는 어떤 기능을 한다고 보고 있나.

▲ 지금의 암호화폐들은 화폐 기능보다는 주식처럼 증권 기능만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렇게 계속 증권 기능만 한다면 발전 가능성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등에서 실질적인 거래가 없고, 화폐로서의 기능 대신 이렇게 계속 유지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기능을 비관적으로 본다. 어떠한 가치가 부여된 것도 아니고 계속 이렇게 증권처럼만 오른다면 그것은 몇 년 내로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몇 년 내로 실제 화폐 같은 기능을 해야지만 암호화폐도 가능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돈처럼 사용이 안 되면 (암호화폐) 미래는 암울하다. 실제 화폐 기능을 동반한 암호화폐가 나와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저는 앞으로 암호화폐들이 화폐 기능을 할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 몇 년 내로 오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가 화폐를 교환 가치와, 저장 가치, 또 재산으로서의 가치 등으로 보고 있는데 암호화폐는 우리가 화폐로 사용하는 교환가치보다는 예를 들면 금을 갖고 있다든지 등 어떤 저장 재산으로서 저장 가치 기능이 더 높은 것 같다. 그것이 실제로 화폐로 사용됐다 안 됐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기축통화로서의 기준이 될 것 같다. 고정한 존재에서 변동한 존재로 바뀔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에는 금 몇 돈에 각 나라 통화 가치가 정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기축통화로 1달러에 얼마, 엔화, 유로는 얼마 그런 식으로 정해지지 않나. 그런 것처럼 비트코인이 기축통화 기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올라 ‘거품이다’라는 평가도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 비트코인은 우리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지 않나. 이게 실제냐 거품이냐는 보는 관점마다 다른데, 이게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본다. 나중에는 진짜 거품이 아닐 수도 있고 꽝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달려있다. 거품이다 아니다 그게 중요하지는 않다. 저는 암호화폐의 발전 가능성을 좀 크게 보는데, 높게 보는 측면이라면 ‘거품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열광하는 이유와 매력은 무엇인가.

▲ 돈이 되니까 열광하는 것이다. 이게 돈이 안 된다면 일반인들은 관심이 없을 것이다. 경제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통화혁명’, ‘화폐혁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1차 대전 이후로 100년 동안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의 왕좌 역할을 계속 해왔다. 그런데 암호화폐가 화폐 기능을 갖는다면 달러는 가치뿐만 아니라 신뢰도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암호화폐가 화폐 기능을 갖는다면 제일 긴장하게 될 나라는 미국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도 그동안 반대만 하다 ‘암호화폐를 어떻게 달러의 안정성과 연결시킬까’ 그런 고민과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 암호화폐 투자, 주의할 점과 위험한 점은 무엇인가.

▲ 빚 내서 하지 마라. 대장 암호화폐를 잡으라는 말을 하고 싶다. 200~300% 오르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안정적으로 하려면 안정적인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또 하나가 있다면 정부나 어떤 기관에서 제지해 갑자기 바뀌는 코인들은 불안하다. 어떤 특정인이 암호화폐를 만들었는데, 그 특정인에게 “너는 사기범이야”, “너는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어” 등의 문제를 만들어 법적으로 제재한다면 그런 것은 금방 망하게 된다. 개인이랑 민간이 (암호화폐를) 만드는 것이지만, 이게 어떤 상품을 대상으로 운영을 하느냐 그런 점도 봐야 한다.

- 암호화폐 시대를 맞이한 현재 하고 싶은 말은?

▲ 암호화폐는 국민이 키운 것이다. 초반 정부가 암호화폐에 반대하고 억압을 했지만 민간에 의해서 커진 것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과 우리나라 국민은 대단하다. 정부에서 규제를 하고 막으려고 해도 이렇게 커져 버렸다. 정부에서 도와준 것은 하나도 없다.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기업가 정신으로 만들었는데 그 점을 높게 사야 한다. 스스로 자기들이 시장을 만든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와 관련된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전문가가 없다. 그러기 때문에 앞으로 암호화폐의 어떤 역기능이 순기능이 더 나오고 커질지 알 수 없다. 정부가 규제하게 된다면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암호화폐와 관련된 직업이 나올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것을 정부가 막는 셈이 된다. 정부가 나중에 암호화폐 시장을 키운다, 만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가만히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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