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뜨겁습니다.

여야가 전면전에 돌입한 만큼 후보들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어 보궐선거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그중 후보들을 둘러싼 부동산 의혹은 비판의 강도가 더욱더 세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남편 소유의 ‘토쿄 아파트’에 십자포화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오세훈 후보 측은 ‘초호화 아파트’ ‘야스쿠니 뷰’ ‘진정한 토착 왜구’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논란이 일자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편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2008년 회사에서 쫓겨나 일본으로 간 뒤 직장을 구하고 살아서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라며 “그 아파트는 올해 2월 처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맞서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으로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24일 한 방송에서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세 번 말을 바꿨다. ‘노무현 정부에서 결정한 것이다’라고 내건 문건도 그것이 최종 문건이 아니었다”라고 맹공을 퍼부으며 “‘내곡동 셀프 특혜 의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과도 흡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내곡동 의혹’이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 부인과 처가 쪽 친인척이 소유한 내곡동 땅이 서울시의 요청으로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선정됐고 그린벨트가 해제돼 36억원의 보상을 받게 됐다는 의혹입니다.

오세훈 후보 측은 “내곡동 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으나 해당 땅은 2000년과 2008년 공직자 재산신고 서류에는 포함돼 있었습니다.

보금자리주택과 관련해 오세훈 후보가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도 쟁점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는 요식적인 행정 절차만 밟았고, 그것도 주택국장 전결 사항이어서 시장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서울시장으로서 외압을 행사한 양심선언이 나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2009년 10월16일 서울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서울시 주택국장이 오 시장이 “앞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데는 성냥갑 아파트를 배제하고,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를 만들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하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부산은 사실상 진흙탕 싸움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부부와 자녀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 보유 경위, 이명박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관여 범위, 자녀 입시 의혹 등을 연일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불사한다는 태도를 보이며 고소고발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는 2015년 엘시티 청약 당시 박 후보 배우자의 아들과 딸이 선호도 높은 라인의 위아래 층 두 채를 각각 프리미엄 700만원, 500만원을 주고 구입한 것과 엘시티 전매제한 조치가 취해지기 직전인 2020년 4월 박 후보 아들의 아파트를 당시 프리미엄 시세인 3억 원보다 낮은 1억 원을 주고 산 것에 대해 양도, 증여 등 특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 딸 홍익대 입시 비리 의혹은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가 “홍대 입시에서 박 후보 딸의 부정 청탁이 있었다”라고 주장하며 시작됐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 17일 박형준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000년을 전후 홍익대 미대 실기시험이 끝난 뒤 이모 교수(작고)가 연구실로 불러 가보니 박 후보 부인이 딸과 함께 와 있었고 ‘꼭 합격하게 해 달라’고 청탁을 했다”며 “박 후보 딸 실기작품은 30점도 주기 어려웠으나 채점 과정에서 이 교수가 압력을 행사해 80여 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 부산 선대위는 지난 15일 박 후보 딸의 대입 입시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전 교수, 유튜버, 언론인 등 6명을 허위사실공표죄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보름도 남지 않은 선거가 정책대결 대신 각종 의혹 폭로전으로 흐르고 있는 양상입니다.

 2021 3. 24 일요서울TV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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