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0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한 여자 어린이가 재개장한 러브파크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7월 20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한 여자 어린이가 재개장한 러브파크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면 21세기 말 북반구의 1년 중 절반은 여름 날씨를 나타낼 것으로 기후변화가 계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다고 CNN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0년 동안 여름은 전 세계적으로 평균 17일 증가했다.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 저널에 게재된 연구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중국사회과학원 남중국해양학연구소의 해양물리학자 관위핑은 “지구온난화로 여름은 점점 더 길고 뜨거워지는 반면 겨울은 짧고 따뜻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건강과 환경, 농업 등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염은 더 길어지고, 모기에 의한 질병은 더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고통은 더 심각해지고, 작물들의 성장기는 더 길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북반구 전역의 대부분 지역은 여름이 더 길어졌다. 지중해 지역에서는 1950년대 이후 10년마다 8일 이상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누적되면 심각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2100년에는 현재보다 봄과 여름이 약 한 달 일찍 시작되는 반면 가을과 겨울은 반달 정도 늦게 시작된다. 이로 인해 1년의 절반은 여름인 반면 겨울은 채 두 달도 되지 않는다. 1952년부터 2011년 사이 여름은 78일에서 95일로 증가한 반면 겨울은 76일에서 73일로 줄었다. 또 봄과 가을은 124일과 87일에서 115일과 82일로 감소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계절의 변화는 농업과 같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식물들은 봄이 시작돼 날이 따뜻해지면 싹을 틔우는데 봄은 날이 따뜻했다가도 쉽사리 추워지는 등 기온의 변동성이 심하다. 싹이 튼 후 냉기에 접할 위험이 크다는 것은 농업에 큰 손실을 초래해 식량 안보를 위협할 위험도 안고 있다.

또 강우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와 식물의 성장 시기와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관위핑은 지적했다. 지역 생태계의 기능과 구조를 교란시켜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 종의 종류와 범위를 바꿀 수도 있다.

계절의 변화는 또 산불과 폭염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 발생을 증가시킬 것이다. “더 덥고 긴 여름은 폭염과 산불을 더 자주 발생하게 만들고 동시에 그 강도도 높일 것”이라고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중국기상과학원의 주충원 연구원은 말했다.

한편 미 국립기상청은 미국의 경우 더위로 인한 기상 피해가 홍수나 허리케인 같은 다른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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