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야권이 단일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면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만 내년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생결단 승부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제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10여일에 불과하다. 남은 시간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양측은 모든 조직을 총동원해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시민은 민주당에게 압도적 의석을 몰아줬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뉴시스
악수나누는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 뉴시스

양측, 서로 “MB 아바타” “문재인 아바타공격-’ 20%p 격차
- 민주당 샤이 진보로 반전 기대, 국힘 정권심판론으로 승리 굳히기

야권이 험난한 야권 후보단일화 줄다리기 끝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아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웠다. 야권이 단일화 협상에 진통을 겪는 동안 범여권도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웠다. 여야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진표가 최종 확정되고 2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여야는 승리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단 출발은 오세훈 후보의 우위로 시작됐다. 보궐선거 레이스 초반 열세를 보였던 오 후보의 지지율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야권 후보단일화 성사 다음 날인 지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에게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오세훈 후보(55.0%)가 박영선 후보(36.5%)18.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오 후보에게 57.9%, 박 후보에게는 36.4%의 지지를 보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영선 뒤집기 전략, 오세훈 실패한 시장프레임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민주당은 반전 드라마를 펼치기 위해 모든 조직을 총동원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지역 국회의원 49석 가운데 41석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지역 기초단체장도 25개구 중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24명이나 된다.

민주당의 조직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박영선 후보는 반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오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어 공격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이 공격을 퍼붓는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지난 2011년 재선 서울시장 당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중도 사퇴했다는 사실과 내곡동 땅 셀프보상의혹에 대해 맹폭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이명박(MB) 아바타라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

또 오 후보가 과거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실을 끄집어내 극우라는 이미지도 덧씌우고 있다. 이를 통해 오 후보의 중도보수 이미지에 타격을 가해 중도층 지지를 끌어오겠다는 심산이다. 박 후보는 오 후보에 대한 이 같은 공격 포인트를 토대로 자신과 오 후보의 대결을 과거와 미래의 대결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후보에 대해 거짓말하는 시장이라며 이제 구도는 확실해졌다. 서울의 미래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24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오세훈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라고 주장한 것을 거론하며 “2019년도 태극기 집회에 가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들을 쏟아낸 적이 있었는데 계속 되고 있다극우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직무대행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과 관련 오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 자료는 차고도 넘친다면서 오 후보는 어설픈 말 바꾸기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MB 아바타다운 거짓말 정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면서도 읍소 전략과 지지층 결집을 동시에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LH 사태로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통렬히 반성한다”, “도와주시라는 읍소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여러분, 도와주시라라며 잘못은 통렬히 반성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다부지게 개척하겠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LH 사태로 민심이 들끓으면서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샤이 진보가 있다고 보고 이들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낸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 후보 캠프 전략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26KBS 라디오에서 나는 민주당을 지지한다 또는 나는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드러내놓고 공개적으로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조금 못 된다그런 분들이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진보층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전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당 대표 퇴임 후 집필 활동에 주력하던 친문 좌장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여러 친여 매체에 출연해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 “(LH 사태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등의 메시지를 던지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24. 뉴시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24. 뉴시스

 

오세훈 승기' 쐐기 박기, “은 '문재인 아바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의 최대 전략은 정권심판론이다.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LH 사태,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등 여당의 실정을 집중 부각해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민심은 정권심판론에 호응하지 않았고, 선거 결과는 대참패였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그동안 여당의 실정이 누적된 만큼 이번에는 정권심판론이 민심에 주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영등포 지원 유세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로 부동산 투기만 양산한 정부라며 서울 시민들의 역량을 믿는다.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쳐 심판하리라 생각한다면서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낡은 실패한 시장이라는 공격에 맞서기 위해 박 후보를 박원순 전 시장과 동일시하며 박원순 시즌2”라고 맞대응하고 있다. 또 자신에 대한 ‘MB 아바타라는 공격에 맞서 박영선은 문재인의 아바타라고 역공을 펼치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24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성추행 당으로서의 면모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면서 박영선 후보의 당선은 박원순 시즌2’라고 정의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반통합 분열의 독재자라며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문재인의 아바타가 아닌가, 박영선 후보에게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과 관련된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과장과 흑색선전으로 일관하며 모함하고 있다이걸 이런저런 서류를 갖고 (거짓말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다급해진 민주당의 퇴행적 행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막강한 조직력을 자랑한다면 오 후보는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까지 동원해 야권 어벤져스선대위로 맞서고 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오 후보 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까지 합류시켜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오 후보 선거 캠프가 화학적 결합을 제대로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는 단일후보로 선출되지는 않았지만 오 후보 당선을 위해 적극 돕겠다고 약속한 상황이지만 김 위원장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근린공원에서 SH분양원가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면서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장한 땅투기의혹 주장을 부인하고 여당과 박영선 후보에 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2021.03.09. 뉴시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근린공원에서 SH분양원가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면서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장한 땅투기의혹 주장을 부인하고 여당과 박영선 후보에 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2021.03.09. 뉴시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안 대표에게 독설을 퍼붓던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4일에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대선에 나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제가 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년에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또 장애요인이 될 것 같으면 결정적으로 정권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텐데 그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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