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사진=김혜진 기자]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사진=김혜진 기자]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서울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명소, 그리고 장인(匠人)들이 있다. 일요서울은 드넓은 도심 이면에 숨겨진 곳곳의 공간들과 오랜 세월 역사를 간직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성큼 다가온 따뜻한 봄날에 나들이하기 좋은 소풍 장소 ‘한강공원 뚝섬유원지’다. 

뚝섬한강공원 앞에는 ‘왕들의 섬 뚝섬!’이라는 제목의 ‘뚝섬설명서’가 있다. 설명은 “예로부터 뚝섬은 풍광이 아름답고 들짐승이 많아 임금의 사냥터로 사랑 받았습니다. 태조 때부터 성종 때까지 무려 151번이나 임금이 행차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임금이 행차하면 커다란 깃발을 꽂았는데 이 깃발을 ‘독’ 혹은 ‘뚝’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뚝섬’이라는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뚝섬에는 거대한 말목장도 있었고 조선의 임금들이 군대 사열을 자주 했다고도 합니다”라고 뚝섬의 유래가 적혀 있다. 

지하철 7호선을 타고 뚝섬유원지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뚝섬한강공원과 함께 다채로운 뚝섬유원지의 모습이 바로 보인다. 이곳은 다른 한강시민공원에 비해 뚝섬유원지역과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울생각마루 앞 표지판 [사진=김혜진 기자]
서울생각마루 앞 표지판 [사진=김혜진 기자]
서울생각마루 내부 [사진=김혜진 기자]
서울생각마루 내부 [사진=김혜진 기자]

역을 나와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뚝섬유원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다. 자벌레를 형상화한 이 공간은 지하철역과도 연결돼 매우 넓다. 현재는 ‘시민 모두를 위한 문화쉼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서울생각마루’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을 했다. 서울생각마루는 “한강을 바라보며 복잡한 생각을 비우고 새로운 상상과 발상으로 채워가는 공간, 우리가 만나고 공유하며 더 많은 것으로 채우는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내부 공간을 구경하기 위해 자벌레의 몸통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마치 우주 세계에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온통 흰색과 회색빛으로 뒤덮인 내부는 타원형으로 이뤄져 있었고 군데군데 뚫려 있는 커다란 원통형 창문들 사이로 자연 채광이 되어 내부를 환하게 밝혀줬다. 판타지 공간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서울생각마루 천만시민의 도서관 [사진=김혜진 기자]
서울생각마루 천만시민의 도서관 [사진=김혜진 기자]

서울생각마루는 총 3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시민들을 위한 공간답게 1층 생각마루에는 ‘천만시민의 책장’과 카페, 전망데크, 공연·행사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한강 전망을 바라보며 시민 추천 도서로 이뤄진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했다. 공부하러 온 학생, 데이트를 하는 연인, 여유를 즐기러 온 가족 등 다양한 시민들이 공간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2층 생각마루와 3층 상상마루는 스터디나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뚝섬 풀밭에 앉아 봄을 즐기는 시민들 [사진=김혜진 기자]
뚝섬 풀밭에 앉아 봄을 즐기는 시민들 [사진=김혜진 기자]

밖으로 다시 나와 보니 서울생각마루 계단 밑 풀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따사로운 햇볕아래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또 한번 봄이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마스크를 꼭 쓰고 봄을 즐겨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있다. 뚝섬한강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음악분수와 캠핑장, 수변무대, 야외씨름장, 농구장, 게이트볼장이 마련돼 있다. 이날 한강공원 산책로에는 길을 따라 천천히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시민들도 종종 보였다. 

뚝섬 한강공원 [사진=김혜진 기자]
뚝섬 한강공원 [사진=김혜진 기자]
뚝섬 한강공원 [사진=김혜진 기자]
뚝섬 한강공원 [사진=김혜진 기자]

올해 서울의 벚꽃은 최근 100년 사이 가장 일찍 개화했다.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뚝섬한강공원 인근으로 가벼운 봄나들이를 나가 보는 건 어떨까. 단 코로나19 안전수칙은 반드시 지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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