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민주당은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조직 선거를 통해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는 선거에다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어겼고, 부동산 폭등으로 민심이 사납운데다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답답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단군 이래 최대 땅투기 사건이라는 LH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임기말 치러지는 악조건속에 박 전 시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얼굴까지 노출하면서 ‘민주당 불가론’을 외쳐도 꿈쩍하지 않는다. 오히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진보성향 매체는 ‘박원순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 징글징글하다 못해 이정도면 그들만의 진영논리에 공포감마저 든다. 

평상시 선거 같으면 나열한 것 중 하나면 터져도 대형 악재로 승리는 꿈도 꾸지 못하는데 작금의 집권여당의 오만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뭘까. 이는 과거 선거 결과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은 민주당이 압승했다. 전제 49석 중 여당이 41석을 차지했다. 지방선거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더 참담하다. 2018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무려 24개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이뿐만 아니라 시의원의 경우 민주당이 101명. 국민의힘이 6명, 민생당 1명, 정의당 1명이다. 구의원의 경우 민주당의 숫자가 압도적이다.  

여의도에서 선거관련 ‘인물이 조직을 못이기고 조직은 바람을 이길 수 없다’는 금언이 있다. 이는 아무리 훌륭한 후보라도 조직이 탄탄한 무명의 후보를 이기지 못하고 아무리 조직이 탄탄해도 바람을 일으키는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통상 보궐선거는 평일에 치러지는데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아 지지층만 투표장에 이끌어도 승리할 수 있었다. 투표율이 30~40%대로 과반이 안되는 투표율로 희비가 엇갈렸다. 그래서 조직 동원. 지지층 결집이 선거의 주요 변수였다. 여당에서는 조직 선거를 통해 4.7재보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생기게 만들었다. 

과연 이번 재보선에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재보선은 기존 선거와는 확연히 다르게 진행될 것이다. 여당은 중앙.의회.지방까지 다 가져간 싹쓰리 정권이다. 국민들은 대놓고 민주당을 밀어줬지만 결과는 영 아니올시다. 경제도 그렇고 남북관계도 그렇다. 국민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1위로 만든 것은 ‘무사’출신 윤 전 총장이 대통령감이라고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거대 여당이 하도 못하니 화풀이성 지지다. 그런데도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승리를 운운하고 박 전 시장 성희롱 피해자를 2차 가해하고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던 인사들을 캠프에 합류시키고 정치 9단이라는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서서 ‘선거가 거의 이긴 것 같다’는 우주적인 발언까지 난무하고 있다. 

여당의 조직은 탄탄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바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더 쎈 바람뿐이다. 그런데 집권여당은 바람을 잠재우려만하지 일으키려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네거티브에 연연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백약이 무효다.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은 그 후를 대비해야한다. 그것이 임기말 대통령과 위기의 여당의 현명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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