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포스터 [SBS 제공]
'조선구마사' 포스터 [SBS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폐지가 결정됐다.

SBS 측은 26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 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 후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창작에 의한 허구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혔지만 태종, 충녕대군, 양녕대군 등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모습들로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충녕대군이 서역에서 온 구마사제인 요한 신부 일행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 등에서 중국식 소품과 의복 등이 사용돼 논란을 키웠다. 중국이 최근 김치, 한복 등을 자국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내에 반중 정서가 커진 상황이라 비판은 더 거셌다.

이에 제작진은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이 만든 소품"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청와대 국민 청원은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까지 폭주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제작 지원 등에 참여한 기업들인 코지마, 호관원, 뉴온, LG생활건강, 에이스침대, 쌍방울, 하이트진로, 바디프랜드, 삼성전자, 명인제약과 촬영 장소를 협찬한 전남 나주시와 경북 문경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지원 취소를 공식화하며 선을 그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SBS는 사과 입장을 내고 “다음 주 결방 후 재정비하겠다”고 전하며, 1·2회 VOD 및 재방송도 중단했다. 거듭 사과와 해명을 했지만 끊임없이 이어진 비판에 SBS는 결국 백기를 들었고, 드라마가 2회 만에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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