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를 내세운 표몰이,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을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에 박영선 후보는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며 적극적인 친문 행보를 보였습니다. 당시 여론에선 “당내 최종 후보가 되려고 문재인을 엄청 띄워준다”, “대깨문 표몰이”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 유세과정에선 박영선 후보 본인의 경쟁력만을 내세웠는데요.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 및 메시지는 한 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후보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친문(親文) 마케팅’을 벌였던 것과는 큰 온도차가 느껴지는 행보입니다.  
 
LH 투기 사태와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62.5%까지 치솟자 여당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운 선거 전략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 선거 성향이 두드러지는 이번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친문 발언을 하는 것이 되려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국민 여론의 심기를 건드리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도층의 표를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최근 유세장에서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는 문재인 대통령 관련 언급을 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란 단어 자체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한 네거티브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26일 오전 강서구 증미역 거리유세 현장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중증 치매 환자”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더불어 유세 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겐 “민주당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임기 말 대통령을 선거에서 언급하지 않는 것은 ‘정권 말 선거 공식’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1995년 이후 역대 7차례 지방선거를 살펴보면, 김대중 정부 1년 차에 치러진 1998년 지방선거와 문재인 정부 2년 차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선 여당이 압승했습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 5년 차에 접어들어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한 시기에 열린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참패했습니다.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확인된 양상인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일 때 치러진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정권견제 심리가 발동돼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6석, 야당인 민주당은 7석을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은 선거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을 차단했지만, 부동산 투기·LH 사태 등 관련 이슈는 계속 언급되는 상황이라 부정적 여론은 선거 종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1.03.31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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