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기후 위기 해결, 중요한 어젠다… 탄소 절감 노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뉴시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경영은 단순 매출에만 집중하는 기업보다 환경보호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과거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효율을 가장 우선시했고, 투자자들은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 구조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ESG를 기업평가의 척도로 삼아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서 전 세계는 ESG 경영이 필수인 시대를 맞게 됐다. 일요서울은 ESG 경영 가속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책임경영에 나선 기업들을 살펴봤다.


-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 활용… 업사이클링 벤치 제작

- 국내 뷰티 업계 최초 글로벌 RE100 가입… ‘탄소 배출량 줄인 제품’ 개발 집중

국내 화장품 제조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퍼시픽)이 ‘그린사이클’ 활동을 펼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는 등 ESG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3년 ‘이니스프리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전국 아모레퍼시픽 매장에서 2200톤(t)의 화장품 공병을 수거했다. 누적 참여 인원만 14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거한 화장품 공병은 그린사이클 캠페인을 통해 리사이클링(recycling)하거나 예술 작품으로 업사이클링(Up-cycling)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했다. 첫 벤치는 지난해 8월 천리포수목원에 설치했으며 그해 12월, 삼표그룹 등과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 8개를 서울 종로구청에 전달했다. 향후 3년간 다양한 장소에 기증과 설치를 할 예정이다.

- 예술 작품으로 ‘업사이클링’
  자원 순환 표현

특히 지난해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그림도시 S#5 Waypoint : 서울’에 전시한 ‘1652人의 여름들’은 업사이클링 예술작품의 대표 사례로, 고객이 아모레퍼시픽 매장에 반납한 공병 1652개를 활용해 만든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다.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 ‘크리에이티브 컴퓨팅 그룹’이 치열하게 살아온 한여름 같은 우리의 시간들을 소중히 ‘기억’하고 ‘위로’ 하고자 작품을 제작했다. 빛바랜 공병들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자원순환의 의미를 다채로운 공병 빛과 LED 쇼로 표현했다. 그린사이클 활동은 제품, 매장 인테리어 등 생활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종합선물세트 ‘도담 9호’ 내부 지지대를 공병 재활용 원료(PP) 약 1.3톤으로 만들었다. 이니스프리 ‘포레스트 포맨 에어 왁스’는 용기 30%를 수거한 플라스틱 공병 재활용 원료(PCR PP)로 대체했다. 이희복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전무는 “앞으로도 자원의 창의적인 재활용 방법을 모색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환경무한책임주의 선언
  국제 기후변화 대응 기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해 뷰티업계에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그룹이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RE100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 국제캠페인이다. 다국적 비영리 기구 ‘더클라이미트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의 제안으로 2014년 시작됐다. 이미 3월 기준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GM 등 전 세계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뷰티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유일하다.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환경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는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건물 에너지 효율성 향상, 에너지 혁신 태스크포스(TF) 운영 등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려 노력해 왔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기 사용량 중 5%를 태양광, 지광,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자체 발전으로 대체하고 있다. 향후 생산사업장 옥상 등 유휴용지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추가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높인다.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은 RE100 달성을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제품 개발과 생산 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 적용을 확대한다. 또한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기후 위기 해결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넘어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아젠다라는 것에 공감한다”며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해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기업 시민으로서 전 구성원과 함께 탄소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오직 고객의 선택만이 기업의 미래를 담보하기에 철저히 ‘고객 중심’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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