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요 둔화와 장기간 오름세에 대한 피로감 작용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7주 연속 둔화되고 있다. 장기간 오름세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꼭짓점으로 보긴 힘들지만 당분간 가격 상승은 둔화될 전망이다. [이창환 기자]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7주 연속 둔화되고 있다. 장기간 오름세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꼭짓점으로 보긴 힘들지만 당분간 가격 상승은 둔화될 전망이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서울 시내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 이른바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매매시장을 중심으로 조심스러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때를 매수 기회로 봐야할지 또는 매도 기회로 삼아야 할지 고민스럽다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수적 견해로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에 대한 공급 기대감과 공시가격 인상 등에 따른 여파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매수심리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1.0으로 전주 104.1대비 3.1포인트 내려가며 기준선인 100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풀이했다. 이 수치는 0에 가까울수록 수요대비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대비 수요가 많다는 의미인데 그 기준을 100으로 본다. 
 
2.4 주택공급대책 등 정부정책과 그간의 가격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하면서 매수심리가 꺾였다는 풀이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숨고르기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한다는 풀이를 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에 따르면 공시가격 대폭 인상에 따른 보유세 증가, 양도세율 변화, 보궐선거, 시중 금리 상승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할 때 서울 지역은 당분간 진정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매수세 줄면서 매물 늘어

거래량에서도 서울시 상승률 둔화를 설명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7520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난 1월 5747건, 2월 3652건 등으로 하락 추세다.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매물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5991개로 2월 같은 날 기준 4만135개 보다 5856개(14.5%) 늘었다. 

박원갑 위원은 “신규 수요 둔화와 장기간 오름세에 대한 피로감이 숨고르기의 원인”이라며 “공시가격 상승에 대한 세금 부담과 전세 시장 진정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주택 거래 시장에서 전세와 매매 양 시장의 동조화 현상도 진행되고 있다. 전세 안정화에 따른 집값 안정화다. 아울러 당분간 매수세 둔화로부터 이어진 거래위축으로 가격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6월1일부터 공시가격도 19.91%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늘게 된다. 서울 등 조정 대상지역의 다주택자 양도세율도 10% 포인트 늘어 5월까지 보유세 및 양도세를 둘이기 위한 절세 매물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원갑 위원은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조정이나 추세적 하락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장기간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현재 아파트 가격이 고평가돼 있으므로 꼭지 여부를 떠나 보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4.7 재보선을 기점으로 재건축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반짝 재상승 흐름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세가 다시 가파르게 변화하긴 힘들다. 전세난이 대부분 해소된 이유에서다. [이창환 기자]
4.7 재보선을 기점으로 재건축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반짝 재상승 흐름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세가 다시 가파르게 변화하긴 힘들다. 전세난이 대부분 해소된 이유에서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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