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위한 군부 개편 우려 확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관저 알보르다궁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관저 알보르다궁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3군 총장들, 당혹스러운 사정 있어 모두 사퇴했다

[일요서울] 브라질의 육·해·공 3군 참모총장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국방장관 교체에 따라 모두 함께 물러나면서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한 군부 개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소한 36년 전 군정 종식 이후 유례없는 것으로 보이는 3군 총장들의 공동 사퇴를 발표했다. 분석가들은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를로스 멜루 상파울루 인스퍼대 정치학 교수는 “1985년 이후 이처럼 명확한 대통령의 군 개입 소식은 없었다”고 말했다.

육군 대위 출신인 보수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옛 군사독재 시대를 자주 칭찬해 왔기 때문에 2019년 1월 취임 이후 전·현직 군인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군 자체는 지금까지 정치와 거리를 두어 왔다고 멜루 교수는 말했다.

멜루는 “이러한 저항이 계속될 것인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3군 참모총장들은 이날 아침(현지시간) 바우테르 브라가 네투 신임 국방장관을 만난 후 사퇴했다.

브라가 네투 신임 장관은 물론 세 참모총장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전제로 “3군 총장들은 당혹스러운 사정이 있어 모두 사퇴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외무장관과 국방장관, 법무장관, 공안장관 및 비서실장 등 핵심 각료 6명을 교체하는 내각 개편을 단행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위기 속에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군 출신 측근들을 요직에 앉혀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물러난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전 국방장관은 브라질 헌법에 따라 군을 운용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었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함께 2022년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군부 지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각료를 지냈던 카를로스 알베르투 산토스 크루스 퇴역 장성은 “군부는 모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통해 밝혔다. 1985년 브라질이 민주주의로 복귀한 이후 군은 정치적 논쟁과 거리를 두려 노력해 왔다. 산토스 크루스는 “정부는 국방부의 변화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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