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대승,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국민 분노와 심판의 결과”
“승리감에 도취해 개혁 고삐 늦추면 정권 교체의 천재일우 소멸”
“文정부 치하 고통의 터널, 끝이 보여...국힘, 혁신 노력 지속해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4·7 보궐선거를 국민의힘 압승으로 이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퇴임했다. 그는 퇴임사에서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궐선거를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만들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자연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정계를 떠나면서도 그는 향후 제1야당이 내부 분열과 반목을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이는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이자,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투성이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 지적하며 “지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 것에 더해 당을 뒤흔들 생각한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 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충실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해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현 정권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자기 자랑에만 한껏 정신이 팔려 있던 정권은 백신조차 변변이 구하지 못해 대한민국을 지구 반대편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시켜버렸으며, 기나긴 통제와 공포의 끝은 아직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때에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수권정당으로서 국민 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 철저한 자기 혁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하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우리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함 힘을 믿는다“고 첨언했다. 

제11대, 12대, 14대, 17대, 20대(비례대표) 등 국회의원 5선 경력의 베테랑 정치인인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현 여당의 ‘싱크탱크’로 활약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부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치 노선을 바꾼 데 이어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제1야당을 4·7 보궐선거 승리로 이끌었다.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의 퇴임으로 국민의힘은 차기 대표를 뽑을 때까지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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