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복귀에 ‘실패’할 것이라 예상했던 결과를 뒤집고 4.7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을 승리로 이끈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례가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있던 시기만 해도 ‘조선부 출마’를 내걸었던 당시 오세훈 후보는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부터 떨어지고 대중으로부터 잊혀질 것이란 인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오세훈 후보의 상승세는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는데요. 결국, 막강한 야권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제치고 제1야당 후보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4.7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며 활약했습니다.

극적인 시나리오같은 오세훈 시장의 당선 스토리를 지켜본 국민의힘 내부에선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른바 ‘오세훈 효과’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야권 대선 주자들에게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존재 외엔 야권에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는데요. ‘오세훈 효과’를 계기로 4·7 재보선 때와 같은 ‘단일화 효과’가 다시 한번 탄력을 받지 않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1%대 지지율로 시작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도 다시 소환됐는데요. 내년 대선 주자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제2의 노무현’을 꿈꾸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선 약세지만, 어차피 대선은 양자 구도, 삼자 구도 아니냐”며 “야권 단일 후보가 되겠다는 결심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정권 교체의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새로 선출되는 전당대회가 예정된 만큼 친정으로 복귀한 뒤 대선 행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측근으로부터는 최근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수시로 만나며 공부하고,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대권 도전 의사를 보인 김태호 의원도 “정치에 절대적이란 것은 없다. 미스터 트롯이나 싱 어게인처럼 모든 주자들이 나와서 국민 앞에 내공을 보일 때가 됐다”며 완전한 자유경선제를 주장했습니다.

한편, 일부 정치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이어졌습니다.

조진만 한국정당학회장(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재보선으로 제1야당이 힘을 발휘하는 ‘오세훈 효과’가 발현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대선에서도 같은 효과를 보려면 단일화 가정이 순조로워야 하고 야권을 잘 아우르는 리더십이 요구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승리의 필수조건은 단연 ‘야권 대통합’이었는데요. 안철수 대표의 합당 시기가 지연될수록 안철수 대표와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3지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예상됩니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야권 대통합을 하려면,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와 이후 대선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순탄한 합의 도출이란 숙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21.04.14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