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3000억 원 유상증자 성공했는데 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 ‘2024년부터’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국제 운송량 확대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여객 수요 회복 등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창환 기자]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국제 운송량 확대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여객 수요 회복 등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국제 화물 운송량 증가에 따른 흑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한 사채 발행 확대를 결정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 상황과 그게 앞서 발행해왔던 만기 사채들에 대한 차환자금 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 3조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리에 마무리하면서 장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과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이어지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여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여객 수요 회복 없이 화물에 의존한 운영과 임직원들의 휴직 및 전환근무 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어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국제 화물량 증가 따른 흑자 흐름 속 회사채 발행 3500억 원
아시아나항공 인수 앞두고 3조3000억 원 유상증자 성공했는데...

대한항공은 지난 15일 650억 원, 1600억 원, 1250억 원 등의 규모로 총 3500억 원에 이르는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2000억 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기관투자자로부터 사전 청약 등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금액을 늘렸다. 이에 대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NH증권, KB증권, DB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6곳이며, 산업은행 역시 대한항공의 회사채 인수에 200억 원의 자금 투자를 결정했다. 

이미 지난해 2월에도 1600억 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고, 연이어 3월에는 6227억 원의 ABS도 발행한 바 있다. 앞서 2018년부터 이어지던 글로벌 경기 악화와 한일 간 무역 분쟁에 따른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지난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조(兆) 단위 사채 발행과 차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국제선을 비롯한 여객 수요가 97%이상 급락하면서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정부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등으로 1조2000억 원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유상증자 성공했는데 여객수요 회복 ‘깜깜’

반면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3조3000억 원의 유상증자에도 성공하며 재무 안정성을 비롯해 장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갈 여건을 마련했다는 풀이도 나온다. 그러나 항공사의 최우선 상품인 여객 수요가 전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는 무리한 전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특히 201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등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대한항공이 이를 감당해야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불과 지난해 5월~6월까지만 하더라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던 대한항공을 향해 일각에서 ‘유상증자 이후 국책기업 또는 정부 투자(공)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됐던 상황을 돌아보라는 질책도 있다. 

즉 만기 채권을 또 다른 사채 발행으로 상환하는 악순환 속에 있는 대한항공이 여객수요 회복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떠맡아 인수할 여건 조성 상황에 놓인 셈이다. 다만 지난달 3조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성공이 대한항공의 경영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는 해석은 있다. 

화물 위주 흑자 경영 “임금 축소가 떠받칠 뿐”

그러나 대한항공의 경영 개선 가능성만 볼 것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재무적 부담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지난 9일 싱가포르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 업체 게이트고메코리아(GGK)에 기내식 대금 등 424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1171%로 12조 원이 넘는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오는 2024년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 전까지는 약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보다 앞서 인수까지 갈 길도 여전히 멀다. 양 사의 휴직 중인 임직원들과 여객 수요의 근본 문제를 낳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를 개조하면서까지 국제화물 운송 위주의 흑자 기조를 만들어 내고 있으나, 임직원 휴직에 따른 임금 축소가 이를 떠받치고 있을 뿐”이라며 “이 상황이 이어지면 올해 안에 인수가 힘들어지거나, 인수를 하더라도 여객 수요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대규모 임직원 휴직과 부채를 떠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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