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최근 택배 배송 관련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와 전국택배노동조합의 대립각은 지속하고 있다. 택배 노조 측은 일단 배송을 재개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17일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시한부로 고덕동 아파트의 ‘개별 배송’을 재개했다. 지난 14일 택배노조가 해당 아파트의 세대별 배송 중단을 선언하고 ‘단지 입구 앞 배송’을 실시한 지 이틀만이다. 이는 일부 입주민들의 ‘폭탄성’ 항의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택배 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택배노조 측은 입주민들로부터 기사들이 폭언을 듣는 등 위협을 받아 기사 보호 차원에서 입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는 일시적 조치일 뿐 투쟁에 동참하지 않았던 CJ대한통운, 한진택배 기사들과 주말 중 협의해 다음 주부터 전면적인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주민들과 택배노조 측 갈등이 심화 되며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투쟁에 나선 택배 회사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민들끼리 저상차를 이용하는 택배사를 공유하는 등 불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1일부터는 논란 중인 고덕동 아파트 인근의 또다른 지상 복합형 아파트도 택배 차량 출입을 제한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 또한 지하주차장 진입제한 높이가 2.3m로 고탑 차량의 진입이 불가능하다. 일반 택배 차량의 높이는 2.5~2.7m로 진입이 불가능하다.

택배노조는 주민들이 일부 투쟁참여 기사들에 욕설 등을 하며 입장을 선회하지 않는 데에 따라 18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와 25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 배송 자체를 거부하는 총파업까지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택배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상에 택배 차량 진입이 금지된 아파트는 전국 179개다. 해당 아파트를 담당하는 기사들은 전부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