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7 재보선에서 20대 남녀의 정치적 양극화 및 20대 남성들의 표심이 드러나며 젠더 문제가 공론화된 가운데, 대권에 도전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모병제'와 '남성평등복무제'를 제안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19일 ‘박용진의 정치혁명’이란 출간 저서에서 ‘모병제’ 카드를 꺼내들었는데요.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하고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실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여성까지 군사훈련을 받도록 함으로써 전체 병력 자원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사회적 병역 가산점제를 둘러싼 사회적인 남녀 갈등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용진 의원 외에 페미를 비판한 정치인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올해로 만 29세인 정한도 경기 용인시의원입니다. 정한도 시의원은 20대 청년을 대표하겠다며 여당 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정한도 시의원은 “4·7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20대 청년에 철저히 심판당했다”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공허한 반성들을 보면서 나라도 진짜 청년의 목소리를 내야겠다 싶어 도전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20대 남성들은 그간 정부와 집권 여당이 여성의 차별을 극복하는 걸 넘어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으로 남성혐오가 만연한 사회가 되도록 오히려 그들을 응원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이번 선거 표결로 드러난 20대 남성들의 마음을 확인한 여당은 곧바로 ‘모병제’, ‘남녀평등복무제’ 등의 목소리를 내며 ‘이대남(20대 남성)’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행보에 들어선 모습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NS로 “속 들여다 보인다”며 “이대남을 위해 주는 척하며 그들을 조삼모사(朝三暮四) 고사의 원숭이 취급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덧붙여 “모병제는 장기적 목표고 현재로서 실현 가능성은 없다”며 “재정도 문제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 없는 립서비스로 2030대 표나 얻어보겠다는 표풀리즘”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나름 진보적이라고 안티 페미니즘의 복용량을 적절히 조절해 내놓은 제안”이란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한편, 여초 커뮤니티 ‘쭉빵카페’ 회원들은 박용진 의원의 제안에 ‘조건부’ 찬성으로 답했는데요. 이들은 여군 나라사랑카드 발급, 채용과 호봉에서 군가산점제 동일 적용 등 군인 복지가 보장된다면 훈련소에 갈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생존 기술에 해당하는 기초군사훈련을 배우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동시에 반대 의견도 있었는데요. 일부 누리꾼은 “권리와 혜택은 없애고 의무만 지운다”, “여성 차별이나 먼저 해결하라”고 반발했습니다. 

박용진 의원의 안과 관련돼 19일부터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오후 6시 50분을 기준으로 6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모병제 및 남녀평등복무제에 대해 우리 군은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단순히 국방부나 병무청에서 도입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모병제 역시 남북 간 평화정착 등 안보 여건의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까지는 박용진 의원의 제안은 ‘입에 발린 소리’ 취급을 받고 있는데요. 이대남들로부턴 180석으로 ‘입법 독주’를 보였던 거여를 향해 이대남들은 “표심을 노린 립서비스가 아닌 진정성을 가지려면 해당 법안을 지난해 입법 독주한 것처럼 통과시켜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시민 여론과 정치권에서의 주목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유야무야 넘어갈지, 오랜 갈등과 토론을 결판 지을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2021.04.19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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