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뉴시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4년 만에 공식적으로 총수 자리에 오르며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최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 달 30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효성그룹 동일인(총수)에 지정될 전망이다.

앞서 조 회장은 2017년 이미 그룹 회장이 됐었으나, 공정위는 효성의 실질적인 총수는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공정위는 효성 측에서 제기한 동일인 변경 필요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정위에서도 고령인 조 명예회장의 건강이 나쁘다는 점과 모든 경영 판단을 조 회장이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일 것으로 보인다. (주)효성은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효성중공업 등을 거느리는 구조다. 최근에는 린데그룹과 손을 잡고 울산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공장을 짓는 등 신사업 진출도 본격화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매각이 불가피했던 효성캐피탈은 지난해 새마을금고 컨소시엄에 넘겨 3752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특히 효성은 지난해 부진을 씻고 올해 반등 기회를 노린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핵심 계열사 4곳의 올 1분기 실적 모두 전년 동기 실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주력 상품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가장 규모가 큰 효성티앤씨 주가는 올해 초(1월4일) 21만3000원에서 3개월 뒤 56만7000원으로 166% 뛰기도 했다.

한편 조 회장이 지배구조 정리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 명예회장은 ㈜효성(9.43%)·효성티앤씨(8.19%)·효성첨단소재(10.18%)·효성중공업(10.18%)의 지분을 분산 보유하고 있다.

장남 조 회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형제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분 승계가 명확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분쟁 불씨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형과 동생이 균등하게 나눠 가져갈 수 있을지, 아니면 형에게 몰아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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