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최대 규모 헤지펀드 사태 아케고스 공동대표 존스 이사 감싸기?

현대모비스 브라이언 존스 사외이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미국의 사모펀드 아케고스가 대규모 블록딜을 야기하며 마진콜 수습에 실패했다. 이로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에 큰 손실을 끼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존스 이사의 거취 논란에 대해 현대모비스는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창환 기자]
현대모비스 브라이언 존스 사외이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미국의 사모펀드 아케고스가 대규모 블록딜을 야기하며 마진콜 수습에 실패했다. 이로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에 큰 손실을 끼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존스 이사의 거취 논란에 대해 현대모비스는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현대모비스가 때 아닌 사외이사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그 중심에는 2년 전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시장 대응이라는 큰 그림 속에 선임한 미국계 재무 전문가 브라이언 존스 사외이사가 있다. 존스 이사는 최근 미국 월가에서 투자은행 자본으로 대규모 블록딜을 불러일으키며 시장 혼란을 초래한 헤지펀드 아케고스의 공동 대표로 있다. 아케고스에 돈을 빌려준 글로벌 대형 은행들에 최대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끼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까지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존스 이사의 자질 재평가 주장도 있으나 현대모비스는 아케고스에서의 직무와 사외이사로서의 역할이 상이해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조사 착수…크레디트스위스 등 200억 달러 손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역할 및 아케고스 업무 상이해 거취 논의 없다”

2019년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무대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국적을 불문하고 각 분야에 정통한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이사회를 구성해 다양성을 넓히고 신속한 경영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브라이언 존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존스 이사는 현대모비스의 경영전략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존스 이사가 선임된 지 2년. 이달 초 미국에서 대형 블록딜 혼란을 가중시키고 마진콜(margin call) 위기까지 이르게 한 아케고스캐피털에 대한 美 증권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20년 이래 월가 최악의 헤지펀드 사태

존스 이사는 아케고스의 공동대표로 재무‧회계 전문가다. 현대모비스도 사외이사 선임 당시 이 점을 높이 사 “글로벌 IB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존스 이사가 현대모비스 이사회에서 감사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어 이번 논란과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케고스는 글로벌 금융사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면서도 수수료만 내고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TRS를 활용했고, 이를 통해 보유 자산 대비 5배 이상의 자산가치가 있는 주식에 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투자 주식의 가치 급락으로 마진콜이 뒤따르며 아케고스가 수습에 실패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20년 이래 최악의 헤지펀드 사고라는 평까지 들린다.

아케고스에 자본을 투입한 스위스의 유럽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무려 200억 달러(약 22조3800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계 대형 증권사인 노무라 증권 역시 아케고스 사태로 약 2조2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이에 주가가치가 9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추락했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위험관리 시스템을 갖춘 미국계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은 아코고스 사태 발생 직후 블록딜 등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2분기까지 이 시스템을 도입해 아케고스를 관리할 예정이었던 크레디트스위스는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자본 조달에 나섰으나,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 가치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준 약 22.5%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그룹에 따르면 아케고스 사태로 프라임 파이낸싱 및 중개 사업을 축소할 계획이며, 향후 헤지 펀드 관련 전체 투자 규모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다. 

존스, 아케고스 사태 감독 및 자문役 했을까

미국 현지에서는 아케고스캐피탈의 조사에 들어간 증권거래위원회가 아케고스 대표인 빌 황에 이어 브라이언 존스 공동대표까지 조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증권거래위원회는 상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로이터나 블룸버그 등은 “이 조사는 SEC가 주요 시장 붕괴 이후에 시작하는 일상적인 절차로 불법 행위에 대한 주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으나 국내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에서의 조사가 존스 이사에게까지 이어진다면 현대모비스가 그의 거취에 고심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측은 일요서울에 “브라이언 존스 이사는 이전 IB(투자은행)분야에서의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해 선임한 것”이라며 “아케고스캐피털 사태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의 업무 역할이 상이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존스 이사의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 뱅크캡(BankCap Partners)에 따르면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존스는 투자위원회에 속해 거래 소싱 및 자본 조달 활동 등 뱅크캡의 포트폴리오와 투자 감독을 맡았다. 공인회계사 등의 자격을 갖추고 그간 분석가와 투자 전문가 및 투자 자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아케고스를 바라보는 투자은행과 글로벌 금융사 및 대규모 손실을 입은 크레디트스위스 등의 시각에서 이번 사태에 존스 이사의 역할이 없었다고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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