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키면 시민 세금 400억 날려… 기존 안 보완해 공사 제대로 완료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날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1.04.21.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날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1.04.21. [뉴시스]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사를 중단하면 복구비용까지 최소 400억 원의 비용이 들어 예산을 날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공사를 진행하는 대신 기존 안을 보완해 완성도 높게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입장 발표를 통해 “광화문광장을 재구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기간인 지난해 11월 공사가 착공돼 이미 34%의 공정이 진행됐고 25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사업이다. 79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광화문광장 서쪽 편도 6차선 도로를 모두 없애 광장으로 확장하고, 주한 미국 대사관 쪽인 광장 동쪽 도로를 7~9차로로 넓혀 양방향 차량 통행을 가능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서울시는 광장 동쪽(주한 미국대사관 앞) 세종대로 차도를 조금 넓히는 1단계 공사를 완료했으며 올해 3월부터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로 차도를 폐쇄한 후 이 부분으로 기존 광장을 확장하는 공사를 준비 중이었다. 최근 공사 진행으로 인해 광화문 일대의 교통 정체가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이 사업의 향후 방향에 대해 깊이 숙고했다”며 “광장을 원상 복구할 경우 복구비용까지 최소 400억 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하고 전면 재검토의 경우 장기간 광장 사용이 어려워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고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더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 단 한 푼이라도 시민의 세금을 헛되이 사용하고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것이 바로 서울시장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성과 완성도를 더 높여 광장 사업을 조속히 완성하겠다”며 월대 복원 추가, 육조거리 흔적 되살리기, 광장 주변 연계를 통한 활성화 상생 전략 등을 추가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월대 복원 관련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 복원은 조선 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오 시장은 출마 전이던 작년 11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가뜩이나 살기 어려워진 마당에 도대체 누굴 위한 공사인지 묻고 싶다”며 “그저 광장이 중앙이 아닌 편측에 있어야 한다는 건축가의 고집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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