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출근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서 배제된 가운데, 그가 소집을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다음달 10일 열린다. 검찰총장 유력 후보였던 이 지검장은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난처한 입장에 처한 모양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는 이 지검장을 배제하고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구본선 광주고검장·배성범 법무연수원장·조남관 대검찰청 차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가운데 1명을 이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할 예정이다.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관련, 외부위원들의 판단도 내려질 전망이다. 이는 이 지검장이 수원지검 수사팀의 기소 방침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대응 차원에서 소집을 신청한 절차로, 내달 진행된다.

당초 수사심의위는 대검의 신속한 개최 방침에 따라 후보가 추려지기 전에 열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추천위 변수가 사라진 전날에서야 내달 10일로 일정을 확정했다. 추천위 전 검찰총장 유력 후보였던 이 지검장 혐의 유무 판단을 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과 뒤따를 불필요한 잡음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가 외압은 없었다는 이 지검장의 주장과 달리 수사팀의 손을 들어 기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이 지검장은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수사심의위 입장에서는 ‘검찰총장 후보’라는 수식어가 사라진 만큼 부담감을 덜어낸 상태다. 이 지검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조남관 대검 차장 역시 ‘대통령 인사권 침해’, ‘경쟁자 기소’ 등 논란에서 자유로워진 모양새다.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를 결정하더라도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판단을 반드시 따를 필요가 없는 만큼 이 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의 혐의 사실을 뒷받침할 충분한 물증을 갖추고 있다며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사심의위가 이 지검장 불기소 결론을 내리고 대검이 이를 수용해 기소 방침을 세운 수사팀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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