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보복여행 심리 폭발… 관광산업 활성화 기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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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침체했던 경기가 오히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루함과 답답함을 소비를 통해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백신을 조기에 확보, 국민 절반이 백신 접종을 끝내고 마스크를 벗는 나라도 속속 등장해 해외여행과 관광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백신 생산 증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백신 지식재산권 적용을 면제한다는 것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제약사가 백신에 대한 특허권 행사를 포기하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생산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를 겪는 국가도 있기에 미국의 이 같은 발언은 백신 공급 확대의 길이 열렸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고용개선도 나타나면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2.2로 지난달보다 1.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난달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100을 돌파한 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월 104.8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수출액, 역대 1위
“경제심리 빠른 개선”

이와 함께 지난 3월 국내 산업생산은 2개월 연속 늘고 소비는 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수출은 6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기저효과를 넘어 절대 규모 측면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은 511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1% 늘었다. 지난달 수출액은 역대 4월 중 1위로, 2011년 1월 이후 10여 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주요 수출 품목에서 균형 잡힌 성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생산 호조와 소비 회복에 전(全) 산업 생산도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해 1월(-1.1%)부터 마이너스를 보이다 지난해 6월(3.9%)부터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1.2% 늘어 전월(1.1%)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 제한·집합금지 완화 효과 지속으로 숙박업, 음식점업 등 모두 늘어나며 숙박·음식점(8.1%) 생산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코로나19 불확실성도 완화되고 경제심리도 비교적 빨리 개선됐다”며 “대면 서비스업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출과 생산 호조와 함께 소비 회복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관광 회복‧활성화
마스크 벗는 나라 등장

소비가 회복되면서 지난 한 달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에 입국한 관광객은 106만988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4월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던 2019년 4월(129만8026명)과 비교해도 82% 이상 회복했다. 이 같은 관광 회복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봄철 여행이 겹치면서 나온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1월 46만여 명, 2월 79만여 명, 3월 88만여 명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관광객 수가 늘어난 가운데 해외에서는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AFP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침체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이런 방안을 권고한다고 보도했다. EU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EU에서 승인받은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J&J)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비필수 목적 여행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백신 접종자는 접종 뒤 2주가 지나야 하며, 이 경우 회원국 상황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나 자가 격리 등을 거쳐야 할 수 있다.

한편 마스크를 벗는 나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백신 조기 확보에 성공한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 코로나19 회복 속도도 빠른 모습이다. 인구의 약 63%가 백신을 맞은 이스라엘은 초반 정보기관 모사드까지 동원해 화이자와 모더나를 초기에 대량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은 빨라졌고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등 일상을 회복했다. 이스라엘의 최근 일일 평균 확진자는 60명 안팎이다. 또 다른 방역 성공국으로 꼽히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난달 코로나19 발병 후 처음으로 두 나라 사이를 오고 가는 여행객들이 격리 기간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허용했다. 두 나라는 코로나19 초창기부터 국경 폐쇄 등 강력한 봉쇄조치 덕분에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달 호주 코로나19 확진자는 10여 명 안팎이었으며 뉴질랜드는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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