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모친 ‘허위 서훈’ 낯 뜨거운 수준...진실 밝혀야”

이형진 대한광복군 제2지대 장안회장 [정두현 기자]
이형진 대한광복군 제2지대 장안회장 [정두현 기자]

- 이형진 회장 “직접 조사에 나서...제적부 사본 통해 확인”
- “유공자는 전월선 아니라 광복군 활동한 언니 전월순 씨”
- 공문서 위조, 공무집행방해 혐의 김원웅 공수처 고소 방침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 양친의 독립유공자 서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이형진 대한광복군 제2지대 장안회장이 “김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全月善) 씨는 독립유공자가 아니며, 그의 언니인 전월순(全月順) 씨가 독립운동가였다”라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해당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에 지난 1월 광복회장 부모의 서훈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던 보훈처가 김 회장 모친 전월선 씨에 대한 독립유공자 자격 재조사에 착수했다.

김 회장은 평소 모친인 전월선 씨가 ‘전월순’이라는 이름을 이명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즉, ‘전월선’과 ‘전월순’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형진 장안회장은 “전월선과 전월순은 자매 사이로, 전월선은 전월순의 여동생”이라며 광복회장의 이러한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독립운동가 선생들과 후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김원웅 회장 부친과 관련된 의혹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본지는 지난 15일 경기도 안양시 소재 장안회 사무실에서 이 회장을 만나 상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한국광복군 제2지대 후손 모임 장안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장안회는 광복군의 후손들이 모여 순국열사들의 넋을 기리고, 일제강점기 광복군의 활약상과 관련된 사료 관리‧연구와 회원들에 대한 복지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제 선친께서는 광복군 창군 멤버인 이재현 지사로, 광복군 2지대 공작조장을 맡으셨다. 6·25전쟁 당시에는 주한 합동고문단에서 복무하시며 미군을 도왔다. 이런 공로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아 지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훈하셨다. 현재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안치되어 계신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모친 전월선 씨에 대한 ‘허위서훈’을 주장했는데, 사료나 증거가 나왔나. 

김원웅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 씨의 독립운동 기록이나 행적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김 회장의 모친뿐만 아니라 부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의혹들이 제기됐을 당시에는 광복회, 장안회 등 국가유공자 후손 단체들 안팎에서 말로만 돌았지, 명확한 사료나 물증이 없었다. 그랬기 때문인지 올해 초에도 보훈처가 광복회장 부모의 서훈 자격에 문제가 없다며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김 회장 모친에 관한 의혹에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다. 

상주문화원에서 공식 발간한 ‘상주의 독립운동’이라는 책자에 독립운동가 전월순 선생이 기록되어 있다. 전 선생의 별세 시기가 1953년 6월11일로 기재되어 있다. 반면 정부 공식 기록에 따르면 김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 씨는 2009년 5월25일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서 책자를 확인해봤더니 전월순 선생의 사망 시기는 제적부 기록을 통해서 확인된 것으로 나와 있었다.

결국 경북 상주시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서 제적부를 직접 입수해 확인해 보니, 전월순 선생은 김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 씨의 언니인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독립유공자를 이렇게 교묘하게 둔갑시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치가 떨렸다. 

▲김 회장은 평소 모친 전월선 씨가 전월순이라는 이명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어떻게 된 건가.

제적부를 직접 살펴봤더니 전월순 선생은 부친 전석출의 2녀이고, 전월선은 3녀로 확인됐다. 전월순은 1921년 2월20일생이고, 전월선은 1923년 2월6일생이다. 전월순 선생은 결혼을 하지 않아 후손 없이 1953년에 작고하신 것으로 나와 있다. 즉, 전월선이 김 회장의 모친이고 전월순은 김 회장의 큰이모다. 실제로 광복군 활동을 하셨던 분이 전월순 선생이고, 광복회장의 모친은 광복군과는 무관하다. 이 두 사람은 자매이지 동일 인물이 아니다. 

결국 김원웅 회장이 이명을 썼다고 주장한 바는 모두 거짓으로, 심지어 본인 큰이모의 존재 자체를 없애고 그 신분과 공적을 모친인 전월선으로 위조한 것이다. 매우 기가 차고, 천인공노할 일이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호국영령의 명예를 더럽혔고, 그 후손들을 기만했다. 반드시 이번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 광복회장의 만행을 응징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제적부는 어떻게 입수하게 됐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상주의 독립운동’ 책자에 기록된 바에 따라 제적부가 존치된 경북 상주시로 직접 내려가 입수했다. 약 2일에 걸쳐 김 회장의 본적지 등을 탐문, 조사했다. 주민센터에서는 규정상 제적부를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서, 제적부 사본을 다른 경로로 구해야 했다.

상주라는 곳이 독립운동가들을 다수 배출했고, 그런 만큼 후손들의 자부심도 대단한 측면이 있어서 이런 조사 작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과 관계자들에게 김원웅 회장 의혹과 관련한 전후 사정을 조목조목 설명 드리며 납득시켰더니 다행히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최근 김원웅 회장을 공수처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대응 계획은.

김원웅 회장을 사문서‧공문서 위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우선은 김 회장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 국가보훈처도 이번 의혹에 대해서 면밀한 검증과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보훈처장도 함께 직무유기, 직권남용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김 회장이 역고소를 취한다면 더욱 반가운 일이다. 이미 충분한 자료와 근거가 수집되어 있고, 광복회장의 민낯을 파헤칠 준비는 끝났다. 재판 과정에서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다.

▲끝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고결한 분들을 기리고, 그 후손들이 삶을 더욱 영예롭게 영위토록 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가짜 독립운동가를 가려내는 것도 그 일환이다. 자칫 국민들이 독립유공자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될까 봐 우려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가유공자의 후손으로서 김원웅 회장을 둘러싼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내는 것은 당연한 본분이다. 국가유공자의 실체를 위조하고 날조한 중범죄를 저지른 자가 버젓이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의 회장이 되어 독립지사의 명예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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